예술의전당 대관료 내리고 기획 공연 늘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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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이 15일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대관료 인하, 기획공연 확충 등을 약속했다. [사진 예술의전당]

“서울 예술의전당은 대한민국 대표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 그에 걸맞게 ‘공공성 강화’를 최상의 가치로 두겠다.”

 모철민 예술의전당(이하 전당) 신임 사장의 말이다. 문화부 차관 출신인 그는 지난달 중순 사장으로 취임했다. 모 사장은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당 운영 방안을 밝혔다. ‘공공성 강화’를 강조한 것은 그간 “전당이 자체 기획 공연은 안 하고 대관만 한다” “커피 장사로 돈 벌기에만 급급하다”는 예술계 안팎의 비판에 화답한 것으로 해석된다. <본지 2일자 31면>

 모 사장은 “전당은 국민들 가슴에 문화적 자부심을 심어주어야 하고, 누구나 쉽게 찾아와 문화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기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초심을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공공성 강화의 첫 번째 방안은 대관료 인하다. 전당 공연장·전시장의 모든 대관료를 5%가량 깎아준다. 이럴 경우 오페라극장·콘서트홀의 1일 대관료는 현재 660만원에서 627만원으로 낮아진다. 영세한 예술 단체의 경제적 부담을 다소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표준좌석등급제도 실시한다. R·S·A·B·C 등 다섯 혹은 여섯 등급으로 좌석을 구분하고, 각 등급의 좌석수도 정한다. 지금까지는 작품마다 제각각이었다. VIP석을 넘어 VVIP·P석 등 고가 좌석이 남발되곤 했다. 또한 시야가 별로 좋지 않음에도 상위 등급 좌석에 포함해 빈축을 사는 경우도 있었다.

 모 사장은 “공연마다 종 잡을 수 없는 좌석 등급의 혼란을 방지하고 공정 거래 확립이라는 차원에서 대관 단체가 반드시 이를 준수토록 하겠다”며 “전당의 표준 좌석 등급제가 국내 공연계의 합리적인 티켓 구조 확립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 재개관 예정인 CJ토월극장은 뮤지컬 대관 비율을 40% 이내로 제한한다. 상업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또 지난해 폐지됐던 예술감독제는 ‘프로그램 디렉터’라는 명칭으로 1년 만에 부활된다. 단순 대관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기획 대관의 비율을 높이고, 상주 국립예술단체(국립발레단·국립오페라단·국립현대무용단)와의 공동 기획 공연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할인 혜택 연령을 현재의 19세에서 24세로 높이는 등 전당을 청소년과 소외 계층에게 더욱 열린 극장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 사장은 인순이·조영남 등 논란이 일었던 대중 가수 출연 문제에 대해선 “장르별로 맞는 공연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전당을 클래식 위주 공연장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비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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