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인터넷 쇼핑 온.오프 연합군 위력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대형 할인점 K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사이트 블루라이트닷컴에 지난 연말은 정말 짜릿했다. 추수감사절에서 성탄절까지 이어지는 연중 가장 화려한 세일 시즌의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무려 1천60%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매장 위주로 영업하던 K마트가 지난해 야후와 제휴하고 일본의 소프트뱅크에서 출자를 받아 인터넷 영업에 주력한 덕분이다.

때마침 혹한이 몰아쳐 소비자들이 나돌아다니기보다는 따뜻한 방안에서 인터넷으로 쇼핑하는 것을 측면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 연말 미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결산한 결과 K마트와 같이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업체들은 상당한 재미를 봤다.

반면 순수 온라인 소매업체들은 아마존닷컴 등 일부를 제외하곤 상대적으로 고전했다.

인터넷 사이트 방문자를 조사하는 업체인 닐슨/넷레이팅스는 지난 연말(11월 5일~12월 24일 기준) 소비자들의 방문이 가장 많았던 상위 15개 전자상거래 사이트(표 참조) 가운데 11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공동 운영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중 아마존의 소비자 방문횟수는 1억2천3백만번에 달해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오프라인의 대형 장난감 판매업체인 토이저러스와 제휴, 인터넷에서 장난감을 공동판매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순수 온라인업체인 e토이스닷컴은 간신히 2위에 오르긴 했지만 상당히 불안한 상황이다. 1999년엔 1, 2위간 격차가 세배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여섯배로 벌어졌다.

e토이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약 1억2천만달러로 1년 전의 1억7백만달러를 조금 웃돌 것이라고 밝혀 투자자들에게 다소간 실망을 안겨줬다. 당초 이 회사는 4분기 매출이 2억1천만~2억4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에 따라 e토이스는 이달 중순 유럽내 영업 사이트를 폐쇄하고,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를 통해 회사 매각이나 다른 회사와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 종업원도 1천명 중 7백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닐슨/넷레이팅스의 숀 칼도 부사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겸하는 업체들은 브랜드 인지도.고객 선호도.영업기법 등에서 순수 온라인 업체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고 분석했다.

온라인 소매시장 전반적으로는 지난 연말 매출이 크게 늘었다. 정보기술(IT) 관련 조사업체인 PC데이터와 골드먼삭스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일~12월 24일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액은 총 98억달러로 추산됐다. 이는 99년 같은 기간의 47억달러에 비해 갑절 이상으로 늘어난 수준이다.

다른 IT 조사업체인 비즈레이트닷컴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12월 26일까지 온라인 구매규모가 60억달러로 1년 전보다 60%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의 세스 기거 조사담당 부사장은 "최근 경기가 안좋은 것을 감안할 때 60% 성장도 대단한 수준" 이라며 "전자상거래는 점점 대세가 되고 있다" 고 말했다.

반면 전통 소매업은 경기둔화로 불황을 면치 못했다. 미국 최대의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12월 매출이 전년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99년 12월 매출 증가율이 9.1%였던 것에 비해 매우 부진한 수준이다.

몽고메리 워드와 브래들리스는 매출이 워낙 부진해 아예 회사 문을 닫기로 결정했을 정도다.

전미(全美) 소매업연합은 "지난달 매출이 아직 집계되지 않아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상당히 저조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고 설명했다.

한편 99년 말에 말이 많았던 온라인 주문 물품의 배달지연사고는 지난 연말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레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의 평균 88%가 제 시간에 배달됐으며, 접속 폭주로 사이트가 다운되는 일도 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아마존은 자사가 받은 3천1백만건의 주문 가운데 99%를 예정된 시간 내에 배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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