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도 '사이버' 바람

중앙일보

입력

재래시장에 사이버 바람이 불고 있다. 서문.칠성시장 등 대구지역 상당수 재래시장이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중이거나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떨이판매나 가격을 깎는 곳으로만 인식됐던 ''재래'' 시장이 첨단 판매기법으로 다시 태어나려는 몸부림이다.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은 오는 3월 인터넷 쇼핑몰(http://www.seomunsijang.taegu.kr)을 개설, 본격적인 사이버 상거래에 나선다.

가입자 수는 전체 5천여 점포 중 2천여곳. 의류.침구류.커튼지.옷감 등 섬유원단과 공예품 등 품목도 다양하다.

서문시장은 고객들이 주문하는 상품을 택배회사에 위탁, 배달키로 하고 곧 택배회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운송비를 낮추면서 전국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 고객에 택배비용을 물리지 않고 제품의 가격도 결정해 인터넷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는 "점포별로 상세한 상품정보를 담아 고객들이 인터넷만 보고도 물건을 고를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점포주 상당수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의류점포 주인 김모(46) 씨는 "교통난으로 쇼핑을 할 수 없거나 재래시장을 외면해온 젊은층을 공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50대 이상의 점포주들은 "인터넷 쇼핑몰이 뭐냐" 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서문시장이 인터넷 쇼핑몰 구축에 나선 것은 대형 할인점과 패션몰의 등장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다.

특히 서문시장 건너편에 대형 패션몰 베네시움이 생기면서 대응방안 마련에 가속도가 붙었다.

서문시장상가연합회 전용석(47) 회장은 "섬유원단이나 의류의 경우 전국적으로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 점포주들이 많지만 인터넷 쇼핑몰이 구축되면 거래처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또 "패션몰의 주요 고객인 젊은이들도 상당수 흡수할 수 있을 것" 으로 보고 있다.

북구 칠성시장도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 연말부터 홈페이지 제작업체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칠성시장 김대경(37) 총무는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년중 전자상거래를 시작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포항의 죽도.북부.흥해.오천.남부시장 등 재래시장 상인들도 최근 중소유통업 활성화대책협의회(회장 최일만) 를 구성,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을 위한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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