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스타 강초현, 다시 시작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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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시드니가 낳은 신데렐라 강초현(19.유성여고)이 2001년 새해 벽두에 내건 각오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사격 여자공기소총에서 은메달을 따내고도 일약 국민적 스타로 떠오른 강초현이 반쯤 올라섰다가 내려온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겨냥해 올해 새롭게 도약한다.
지난 2000년을 돌아보면 강초현은 만감이 교차한다.

우여곡절 끝에 태극마크를 달았을때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18살 소녀 강초현에게 올림픽 이후 쏟아진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은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의 축복이었다.

하지만 그 후 강초현은 진로를 놓고 실업팀과 대학 사이에서 엄청난 마음고생을 해야했고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며 각종 매체에 얼굴을 드러내다보니 `외도'가 지나치지 않냐는 주변의 시선에도 시달려야 했다.

취재진들의 카메라세례속에 치른 전국체전에서 8위에 그쳤고 수능시험이 끝난 뒤 허겁지겁 참가한 월드컵파이널에서도 입상에 실패하자 심지어는 `밑천이 드러난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올해 대학입학과 함께 신생 갤러리아사격팀에 몸을 담게 된 강초현은 이제는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성숙한 사격선수로만 인정받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다.

강초현은 "학교, 팀 모든게 잘 해결돼 마음이 너무 편안하다"며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내가 선택한 길인 만큼 학교와 팀 어느쪽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다부지게 말한다.

특히 올해 국내에서 저변이 얕은 스포츠소총에 도전하는 만큼 기대와 부담이 교차한다는 강초현은 "한해 동안 어떤 기록을 낸다기 보단 부족한 결선사격을 집중보강, 3년 뒤 올림픽금메달을 향한 초석을 닦고 싶다"고 밝혔다.

팀 입단식이 끝나자 마자 4일부터 대전과 청원에서 본격적인 동계훈련에 들어가는 강초현은 "한해농사를 결정짓는 시기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올해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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