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등 금융 대수술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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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도 강도높은 금융 구조조정작업이 한창이다.

말레이시아는 50개의 은행을 통폐합해 10개로 줄이기로 했으며, 인도네시아는 국영은행 두 곳을 해외에 팔기로 결정했다.
3년전 외환위기 이후 동남아의 다른 나라와는 달리 폐쇄적인 시장조치를 단행했던 말레이시아도 결국 해답은 구조조정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 금융기관 5분의 1로 통폐합한 말레이시아〓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말 54개의 은행 가운데 50개를 10개의 금융그룹으로 통합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2003년으로 예정된 금융시장 자유화에 앞서 추진중인 구조조정에서 4개의 금융기관만이 구조조정 계획을 아직 확정짓지 못했다.

이들 4개 은행 가운데 말레이시아 최대인 메이은행과 필레오얼라이드은행간 합병은 서로 조건이 맞지 않아 오는 21일까지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
메이은행이 제시한 인수대금(12억링기트〓약 3억2천만달러)에 대해 필레오얼라이드측이 적다는 반응이나 머지않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시한을 지키지 못한 다른 2개 은행도 마지막 협상을 진행중이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통합작업의 주체가 되는 10개 금융그룹들도 올해 말까지 자기자본을 20억링기트 이상으로 유지하지 못할 경우 역시 퇴출대상이 된다고 경고해 놓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미국 경제의 둔화세와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대외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이같은 금융 구조조정을 추진중이다.
그 결과 당초 전체 은행원의 10% 정도가 감원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감축 비율은 30%에 이를 전망이다.

◇ 국영은행 매각 나선 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 은행구조조정청은 최근 의회가 국영은행의 해외 매각을 허용함에 따라 오는 6월말까지 뱅크센트럴아시아와 뱅크니아가를 해외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AP통신은 이 매각이 성사되면 인도네시아 은행의 첫 해외 매각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영은행 매각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50억달러를 지원받기 위한 사전 조치로 알려졌다.
이 자금은 당초 지난해 12월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의회가 매각을 승인하지 않음에 따라 연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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