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포스코 사장급 통화 … 차명폰 5~6회 사용 확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박영준(52·구속·사진)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2010년 7~8월 ‘차명(借名)폰’으로 포스코 고위 관계자, 이동조(59·중국 체류 중) 제이엔테크 회장 등과 여러 차례 통화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9일 검찰 등에 따르면 국무총리실의 2008년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최근 박 전 차관이 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있던 2010년 7~8월께 박 전 차관 비서관 이모(39)씨의 차명폰과 당시 포스코그룹 사장급 A씨의 휴대전화 사이에 5~6차례의 통화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또 같은 시기 이 차명폰을 통해 이 회장과도 5~6차례 통화가 이뤄졌음도 파악했다. 이 시기는 파이시티 채권단인 우리은행이 포스코건설을 파이시티 새 시공사로 참여하게 하는 업무협약을 맺은 시점(7월) 및 채권단이 파이시티 법정관리를 신청한 시점(8월)과 겹친다.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의 배임·횡령 수사를 시작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앞서 특별수사팀은 불법사찰 1차 수사 당시 총리실 압수수색 이틀 전인 2010년 7월 7일 이씨의 차명폰에서 최종석(42·구속 기소)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개설한 차명폰으로 전화가 걸려온 사실을 밝혀냈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이씨 차명폰의 실제 사용자일 것으로 보고 박 전 차관이 ‘불법사찰’의 배후일 가능성을 수사해 왔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실제 통화를 해서 파이시티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이 회장이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이 파이시티 사업권 관련 고소·고발건 수사를 하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대검 중수부와 공조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