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달렸나…지방 아파트값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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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지난해 20% 가량 뛰었던 부산•대전•광주•대구 등 지방 광역시들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올 들어서는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2.4%나 올랐던 부산 아파트값이 올 들어 주춤하다. 1~4월까지 0.9%의 미미한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많이 올랐던 해운대구 아파트의 경우 4월 0.4% 떨어지는 등 올 들어 지난달까지 1% 하락했다.

올 초 9억원에 거래되던 해운대구 우동 현대베네시티 188㎡형이 3월 7억50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대전 아파트값도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해 19.1%나 올랐던 대전 아파트값은 지난 4월 0.1% 내린 것을 비롯해 0.5% 하락했다. 지난해 5월 대덕지구 과학벨트 선정 이후 급등세를 보였으나 일시적으로 너무 많이 오른 후 뒷걸음질을 치는 것이다.

대전에서는 특히 유성구가 올 들어 2.1%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성구 반석동 반석마을 7단지 84㎡형은 지난해 2억9000만원까지 거래됐으나 현재 2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대구나 광주도 상승세가 주춤하다. 대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월평균 1% 이상의 오름폭을 유지했으나 올 들어 월평균 0.8% 전후 변동률을 기록하면서 상승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모습을 보인다. 광주도 지난해 24.7%나 상승했지만 올 들어 4월까지 월평균 0.7% 상승률을 유지하면서 지난해보다 많이 잠잠한 모습이다.

거래량 반토막 나고 공급은 늘고


지방 주택시장이 올 들어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지난해 크게 오른 이후 추가 매수세가 따라오지 않는 데 따른 것이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지난해 너무 많이 올랐던 지역을 중심으로 숨고르기를 하는 중”이라면서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거래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3월 5669건, 4월 6310건에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조금씩 줄어 올 들어 1월 1168건, 2월 2060건, 3월 2678건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대전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해 3월 2851건이었으나 올 3월 1593건으로 크게 감소했고, 대구도 지난해 3월 5043건 거래되던 상황에서 지난 3월 3592건으로 30% 정도 줄었다.

매수세가 줄어든 반면 공급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5~7월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선 1만 가구 수준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이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선 5월 한 달간 7000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대전은 이미 올 1분기에만 5157가구가 새로 입주했고, 분양실적도 2155가구나 됐다. 광주도 첨단지구 등에서 잇따라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지방 주택수요는 층이 얇고, 매수여력도 수도권만큼 넉넉하지 못하다”며 “지난해 과열된 이후 사려는 사람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주택 공급물량이 늘고 있어 지난해 같이 급등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예상했다.

혁신도시 등 호재지역 상승세는 이어질 듯

다만 지방에서도 혁신도시 주변이나 개발 호재가 뚜렷한 일부 지역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울산은 올 들어 4월까지 6.5%나 상승했다. 울산에서도 동구는 이 기간 11.9%나 폭등했다. 주변에 울산대교 건설로 울산시내 교통이 편리해 지고, 일산지구 대단지 조성에 따른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가는 초고층 아파트처럼 크게 뛰던 부산 해운대 아파트값 기세가 올 들어서는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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