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복귀…업무정상화 밤샘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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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노조가 28일 오후 4시20분을 기해 파업 노조원 복귀 명령을 내린 가운데 국민.주택은행 본점을 비롯한 두 은행의 각 지점에는 이날 저녁부터 파업 노조원들이 속속 복귀했다.

두 은행은 은행업무가 정상화되는 29일부터는 고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일주일간의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점은 물론 지점까지 각종 자료 등을 점검하며 밤샘작업을 벌이는 모습이었다.

여의도 주택은행 본점의 경우 폐장 시간인 오후 5시 이후 모자를 쓰고 운동복을 입은 파업참여 노조원 10여명이 객장에 나타나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김재환 영업본부 팀장은 "파업유보 발표가 있기 전인 오후 3시를 전후해 파업에 참여했던 본점 직원 3백여명 거의가 복귀하거나 복귀의사를 밝혔다"면서 "이들은 오후에는 업무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근처에서 휴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지점의 경우에도 복귀명령 발표가 난 뒤인 오후 5시께에 배낭을 메고 두꺼운 파카 차림을 한 6-7명의 노조원들이 환한 얼굴로 각자의 부서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국민은행 창동지점은 전체 직원 26명 가운데 오전에 복귀한 3명을 포함, 파업에 참가했던 노조원 16명 전원이 파업유보 발표를 전후해 복귀했고 주택은행 노원지점의 경우에도 은행측이 직접 연락을 취한 결과 노조원 19명 전원이 업무 복귀 의사를 밝히는 등 양 은행의 각 지점에는 노조원들의 복귀 및 복귀의사 표명이 이어졌다.

강남역에 위치한 국민은행 영업3부에도 폐점시간 무렵인 이날 오후 4시30분께 전 직원 34명이 전원 출근, 영업점이 관리하는 통장, 현금, 수표 등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하는 등 정상영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또 전직원이 나서 영업점 대청소를 벌이고 연말이 다가오는 점을 고려, 예금이나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는 고객에게 안내문을 작성해 영업점 입구에 붙이기도 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유보하고 국민.주택은행이 정상영업을 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이번 금융대란의 최대 피해자였던 고객들은 하나같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현정희(42.가정주부.서울 성동구 성수동)씨는 "파업기간 동안 노모의 병원비와 월세 인출을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금융노조가 파업을 유보키로 결정해 고객의 한 사람으로서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이제 노사정 모두 국민들을 생각해서 원만한 해결책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촌에서 일식점을 운영하는 이모(45.여)씨는 "그동안 파업으로 무엇보다도 마음이 불안했다"면서 "연말연시에 국민들이 불안감 없이 평온하게 지낼 수 있도록 모든 당사자가 합리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이귀원.이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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