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넘실대는 호암미술관 … 도자기·민화속 용이 춤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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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백자청화진사채운룡문병. 진사(辰砂)는 동(銅)을 환원시켜 붉게 만든 안료다. [사진 호암미술관]

상상의 동물 용은 곧 왕이고 국가였다. 왕의 물품엔 용이 그려졌고, 왕의 행차 때는 황룡기를 앞세워 그 위용을 드높였다. 백성들에겐 나쁜 기운을 쫓고(?邪), 기원을 이뤄주는 동물이었다. 불교에선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8명의 신장(神將)인 팔부중(八部衆)의 하나로 묘사됐다.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이 개관 30주년 기념전으로 ‘한국미술 속 용 이야기’를 연다. 어두운 전시장서 용이 승천하듯 다채로운 민화 ‘운룡도(雲龍圖)’를 시작으로 ‘신라 금제 환두태도’(보물 776호), ‘청화백자운룡문병’(보물 786호) 등 국보·보물급 소장품 58점을 내놓았다.

 전시장 마지막은 고해상도 모니터를 이용한 인터랙티브 장치로 연출했다. ‘남지은자대방광불화엄경 권제삼십일 변상도’(국보 215호)의 극도로 섬세한 선묘를 확대해 볼 수 있다. 미술관 조지윤 책임연구원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이 오는 만큼 고미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주제 선정이나 전시 연출에 신경 썼다”고 말했다.

 미술관 밖 전통정원 희원도 개원 15주년을 맞아 새로 단장했다. 5월엔 모란, 여름철엔 연꽃 필 때가 절정이다. 내년 1월 13일까지. 일반 4000원. 031-32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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