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동화 지향 북 컴퓨터 기술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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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경제의 보조수단이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이 전자산업의 정책적 방향이다."

`과학중시 노선''이라는 북한 당국의 방침이 제시된 이후 컴퓨터 기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이같은 방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최근호(12.20)의 설명이다.

조선컴퓨터센터의 한 관계자는 이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선 실용적인 프로그램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공장 자동화 등에 유용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가절감, 품질제고, 생산증대 차원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공작기계의 수치 제어화, 컴퓨터의 제어에 의한 일괄 생산공정인 `유연생산체계'' 구축 등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도별로 건설되고 있는 기초식료품공장의 특징으로도 제품 생산공정을 한 곳에서 살필 수 있는 산업텔레비전(폐쇄회로 TV)이 설치돼 있고 온ㆍ습도 보장을 비롯한 여러 공정이 컴퓨터에 의해 제어되는 등 공정 대부분이 자동화, 현대화돼 있는 것이 꼽힌다.

컴퓨터 기술개발 관련 해당기관들도 앞으로 전력, 금속, 기계, 화학공업 부문의 생산공정을 전산화하고 철도 및 항공 수송에서의 컴퓨터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기관별로 생산공정의 기계화, 자동화, 특히 컴퓨터화를 이루기 위한 기술개발 사업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광케이블을 이용한 전화통신망이 일부 정비된 데 힘입어 공장 자동화 차원에서 부문별 자료 교환 역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내각의 성 및 위원회 등 중앙기관, 도(직할시)ㆍ시ㆍ군(구역)에 위치한 기관ㆍ기업소 간 컴퓨터 네트워크 구축 사업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현재 지방에 있는 여러 공장에서는 북한 최대 규모의 도서관인 인민대학습당을 비롯해 김일성종합대학 도서관, 중앙과학기술통보사, 과학원 발명국 등의 자료를 전산망을 통해 받아볼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 있는데, 앞으로 이러한 네트워크가 폭넓게 구축될 것으로 추측된다.

산업자동화, 컴퓨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 차원의 기술 개발도 활성화 되고 있다.

과학원은 최근 회로 구성에 사용되는 `뛰어난 성능''의 집적회로나 기억소자 등을 새로 개발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각 생산부문에 구성돼 있는 4.15기술혁신돌격대는 이러한 기술을 도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공장ㆍ기업소도 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를 세워두고 있다고 조선신보는 소개했다.

조선신보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나라의 형편이 의연히 어렵지만 조선에서는 과학기술을 강성대국 건설의 3대 기둥의 하나로 내세우고 그 발전에 힘을 넣어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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