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장관을 만나고 싶다. 미국으로 가서 쉬고 싶다.”
3일 오후 3시40분(현지시간) 워싱턴의 미 의회 산하 중국위원회(CECC) 청문회장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천광청의 목소리가 휴대전화를 통해 회의장에 생중계됐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재미 인권단체인 ‘대중국원조협회(ChinaAid)’의 푸시추(傅希秋·영어 이름 밥 푸) 대표가 직접 베이징의 천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푸시추 대표는 크리스 스미스(공화당·뉴저지 하원의원) 위원장석에 나란히 앉아 천의 음성을 즉석에서 영어로 통역했다. 천은 스미스 위원장에게 “지난 10년간 휴식을 취한 일이 없다”며 “클린턴 국무장관을 직접 대면해 도움을 얻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탈출하기 전) 집에는 전기가 흐르는 담장까지 쳐져 있었고, 7명의 공안이 감시하고 있었다”며 “어머님과 형제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둥(山東)에 있는 딸의 교육이 중단됐다”며 “(미국에서) 교육을 마치고 싶다”고 도움을 청했다.
휴대전화를 통해 천의 음성이 전해지는 8분간 청문회장은 숨 죽은 듯 긴장감이 흘렀다. 통화 말미에 스미스 위원장은 “당신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고, 천은 “나를 돕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천이 베이징의 병원에서 휴대전화를 통해 미 의회 청문회장과 통화한 사실은 CNN 등을 타고 전 세계로 전해졌다. 스미스 위원장은 청문회 마무리 발언에서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클린턴 장관이 천 변호사가 머물고 있는 병원을 직접 방문해 그를 만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