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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모든 것은 이브로부터 시작되었다'

중앙일보

입력

세계사에 이름 꽤나 날린 여자들의 추문담을 담은 책이다.그러니 남성들에겐 책 읽는 기분이 삼삼할지 모르지만,솔직히 여성들은 기분 나쁠 것 같다.

추천인 윤구병(전 충북대 철학과 교수)씨는 '인문학자들에게 똥침주기'라는 표현을 써 책의 가치를 부여했지만, 글쎄다.

책은 아담의 짝 이브로부터 시작해서, '배꼽 춤을 추는 스파이' 마타 하리로 끝낸다.첫째 인물과 마지막 인물 사이의 격(格)의 차이는 하늘과 땅 만큼 크다.

그 사이는 볼 것도 없다.'구약시대의 사기꾼'이자 삼손을 능갈쳐먹은 데릴라, '유혹의 귀재' 클레오파트라,애마부인(알몸으로 말 타기를 좋아했으니까)의 시조 마담 고다이버, '정력적인 여장부' 예카테리나 여제 등. 소위 당대 염문(좋은 뜻에서라도)의 주인공 13명을 모아 '사건'의 개요를 해설했다.

솔직히 내용이야 읽어보면 될 테고(이런 책은 내용을 소개하면 재미는 '꽝'이다), 이 책은 엄청난 장점이 하나 있다.저자의 재치 있는 글쓰기를, 옮긴이가 기름칠을 잘 해 윤나게 만들었다. 사실 뻔한 내용보다는 이런 감각을 따라가는 게 훨씬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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