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의 글로벌 명품 주식 ① 중국 소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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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돈과 정보,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한 ‘스마트 투자자’가 해외 직접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삼성전자만이 아니라 애플 주가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투자 기회를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찾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국내나 해외나 투자의 기본은 ‘아는 것’입니다. 삼성증권 이재경 영업추진담당 상무가 해외 주식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합니다.

올해 세계 경제의 화두는 ‘중국 소비’라고 모두 말한다. 중국은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수출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제 본격 소비를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소비에 주목하라면서 정작 소비 관련 중국 기업에 투자하라고 말하는 이는 드물다. 왜 중국 기업에 투자할 생각은 못하고, 중국 소비 관련 국내 주식만 찾는 걸까. 소비와 관련한 중국 회사를 찾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우리가 ‘소비’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떠오르는 단어, ‘먹는 것’에 그 해답이 있다.

 중국이 매년 10% 가까운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중국인의 구매력은 크게 늘었다. 또 도시화가 진행하면서 유통망도 발달해 중국 식료품 업체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대표적인 식료품 업체가 바로 캉스푸홀딩스(Tingyi)·중국왕왕식품(Want Want China)·몽우우유(Mengniu Dairy)다.

 캉스푸홀딩스는 농심이나 오리온을 생각하면 된다. 중국 식료품 업계의 대표 기업이다. 1991년 대만계 웨이 형제가 중국 톈진에 설립했다. 중국에서 음료수·라면·포장생수 분야 1위 기업이다. 경쟁자가 누구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라면과 생수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다. 각종 수퍼마켓과 편의점 식료품 코너를 캉스푸홀딩스의 하얀 모자를 쓴 주방장 로고가 뒤덮고 있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주가도 꾸준히 올랐다.

2002년 1월 초 1.3홍콩달러였던 주가는 지난달 27일 현재 20.25홍콩달러, 10년 새 16배 가까이 상승했다. 또 지난해 7월 캉스푸홀딩스는 글로벌 조사기업인 ‘TNS 리서치’가 선정한 중국 내 브랜드 가치 조사에서 소니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7년 상하이에서 설립된 중국왕왕식품은 스낵·음료수 제조업체다. 특히 쌀과자 제품은 중국뿐 아니라 쌀과자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스낵업체인 이와쓰카제과가 현재 중국왕왕식품의 둘째로 큰 주주이기도 하다. 2008년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중국왕왕식품의 4월 27일 주가는 9.67홍콩달러다. 상장 4년 만에 공모가의 세 배가 됐다.

 몽우우유는 중국 최대 우유·유제품 업체로 우유 브랜드로는 중국 내에서 독보적인 1위다. 액상우유·요구르트·아이스크림·가루분유 등 모든 제품이 확고한 시장 1위다. 특히 중국인의 가계소득이 늘면서 고급 우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몽우우유의 초고온 살균 고급 우유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2008년 멜라민 파동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금방 회복,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한다.

 이들뿐 아니다. 중국에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많이 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 기업을 외면하는 것은 투자에서 큰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앞서나가는 투자자가 되려면 이런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재경 삼성증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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