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 6명 '담합방출' 파문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구단들이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회장 송진우)의 결성을 주도한 6명의 선수들을 방출,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 박용오)는 20일 "한화.LG.두산.롯데.해태.SK 등 6개 구단으로부터 선수협 송진우(한화)회장을 비롯, 양준혁(LG).마해영(롯데) 부회장, 심정수(두산).박충식(해태).최태원(SK) 선수에 대한 자유계약선수(FA) 공시 신청이 접수돼 이를 인정한다" 고 발표했다.

소속 구단에서 아무 조건없이 자유계약선수가 되면 해당 선수는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입단계약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이 선수협 소속 선수를 동시에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한 점 등 사전에 이들 선수를 받지 않기로 담합했을 것으로 보여 이들의 선수생명은 사실상 끊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8개 구단 사장들은 지난 18, 19일 선수협과 관련해 은밀히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6개 구단은 KBO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5일 8개 구단 주장 모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일부 선수들이 단체 결성을 강행, KBO와 각 구단을 비난하며 선수들간의 반목을 조장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들은 "선수협이 프로야구의 품위를 실추시키고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에 해당 선수에 대한 보류권을 포기하고 자유계약선수로 풀게 됐다" 고 덧붙였다.

구단들이 국내 프로야구 사상 유례없는 '주축 선수 방출' 이라는 초강수를 결행한 것은 선수협의회의 사단법인화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단과 KBO에 대항,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결성된 선수협은 지난 18일 창립 총회에 23명만이 참석했으나 서명운동을 통해 회원을 확대한 뒤 이달 중 사단법인 등록 신청을 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선수협 차영태 사무국장은 "구단의 전횡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며 "시민단체와 연대해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선수협은 21일 오후 1시 서울 정동 경실련회관 강당에서 선수협 대표단과 시민사회단체 대표 연석회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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