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인천과 수도권 일부의 아파트·연립·다세대 등 공동주택 소유자는 재산세를 지난해보다 덜 내게 될 전망이다. 반면 지방의 공동주택 소유자들은 재산세가 약간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가 29일 발표한 전국 공동주택 1063만 가구 공시가격에 따른 예측이다. 공시가격은 재산세를 매길 때 기준이 된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4.3% 올랐다. 수도권에선 부동산 경기 침체와 투자 수요 위축 등으로 하락했지만, 지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국 평균은 오름세였다. 지방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신규 주택 공급 물량 부족 현상과 중소형 규모 위주로 실수요자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일부 지역에서는 KTX 개통 등 교통 호재 덕을 봤다.
전국 광역시·도 중에선 서울(-0.3%)과 인천(-2.1%)의 공시가격이 유일하게 하락했다. 경남(22.9%)의 오름폭이 가장 컸고 전북(21.0%), 울산(19.7%)도 상승률이 높았다. 전국 251개 시·군·구 가운데선 226개 지역이 올랐다. 경남 함안이 37.2%로 가장 많이 상승했고 창원 마산합포(33.6%), 경남 창원 진해(31.2%) 순이다. 반면 인천 연수(-5.9%)와 경기도 고양 일산동(-4.3%) 등의 하락폭이 컸다.
총선 후 속설로 ‘집값 떨어진 곳에서 새누리당 참패’란 얘기가 돌았지만 서울의 경우는 되레 그 반대에 가까웠다. 용산(-3.2%)·강남(-3.6%)·송파(-2.3%)·서초(-0.2%)·양천(-1.0%) 등의 공시가격은 떨어지고 중랑(4.3%)·도봉(3.5%) 등 강북은 올랐다.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된 지역은 주로 집값이 떨어진 곳과 일치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특정 기간의 집값 변동만이 표심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수도권 3억~6억원 공동주택 재산세 2만~7만원 내릴 듯=실제로 재산세는 얼마나 오르내릴까. 공동주택 소유자는 국토해양부 홈페이지나 시·군·구청 민원실에서 올해 공시가격을 열람할 수 있다. 공시가격의 60%를 과세표준으로 보고 과세 구간별 세율을 계산해 올해 재산세 납부액을 예측할 수 있다. 1인 1주택자, 고령자, 장기보유자 세액공제 등에 해당되면 납부액이 줄어들 수 있다.
국토부와 행정안전부는 공시가격 3억~6억원 수준 수도권 공동주택에 대한 재산세가 지난해보다 2만~7만원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별 주택별로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7.6% 떨어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76.8㎡·6억4000만원)는 재산세 90만6000원이 부과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약 13만원 줄어든 액수다. 서울 반포동 반포자이(85㎡)의 재산세(144만원)도 지난해보다 9만원 깎인다. 종합부동산세 대상(9억원 초과) 주택도 지난해보다 8.2% 줄어든 7만3803가구로 집계됐다.
반대로 공시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소형·저가 공동주택 소유자에 대한 재산세 추가 부담은 1만원 이하로 예측된다. 국토부 김홍목 부동산평가과장은 “공시가 3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재산세는 전년에 비해 5% 이상 오를 수 없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서민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국 공동주택 가운데 88.3%가 공시가 3억원 미만이다.
◆가장 비싼 아파트는 청담동에=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울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 3차(265.5㎡)로 43억6000만원이다. 가격은 지난해와 같았다. 이 집의 주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른 종류의 보유세, 종합부동산세와 별도로 재산세만 983만원을 내야 한다.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269.4㎡)는 42억4000만원으로 가격이 5.2%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재산세 부담은 1년 전보다 113만원 적은 898만원을 내면 된다. 전국에서 세 번째로 비싼 아파트는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285.9㎡)로 가격은 41억4400만원이다. 연립주택 중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5(273.6㎡·52억4000만원)이고, 최고가 다세대주택은 서울 청담동 89-11(239.6㎡·32억800만원)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