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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영준이 청탁했다는 강철원 소환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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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검찰이 박영준(55)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의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 개입 및 금품 수수 의혹을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대검 중수부는 박 전 차장으로부터 파이시티 관련 청탁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게 출석을 통보하고 신병 확보에 나섰다. 중수부 관계자는 29일 “강 전 실장에게 지난 27일 검찰에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며 “중국에 머물고 있는 강 전 실장과 소환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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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핵심 측근인 강 전 실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박 전 차장에게서 ‘파이시티 사업이 어떻게 돼가는지 알아봐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시인한 바 있다.

검찰은 파이시티 관계자들로부터 강 전 실장이 인허가 과정에 개입했다는 진술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장은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가 2006~2007년 당시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던 최창식(60) 서울 중구청장을 찾아가 파이시티 사업 브리핑을 하도록 주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대형 건축사업 인허가를 결정하는 도시계획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장이다.

검찰은 조만간 최 구청장도 불러 실제 파이시티 측의 브리핑을 받은 적이 있는지, 이 과정에 박 전 차장이 개입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박 전 차장과 가족 명의 계좌뿐 아니라 제3자 명의의 차명계좌에 대한 추적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수사팀은 이 전 대표가 ‘용산 아파트 입주권 구입’ 명목으로 건넨 10억원이 제3의 인물 계좌를 통해 전달된 점 등에 주목하고 자금의 흐름을 쫓고 있다.

 ◆박영준의 서울시 재직 시 역할 주목=박 전 차장의 인허가 청탁 부분 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서울시에서의 그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 보좌관 출신인 박 전 차장은 2005년 2월~2006년 5월 서울시 정무국장 으로 있었다. 당시 그는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 선거캠프에 참여한 뒤 이 의원실로 돌아갔다가 서울시 정무라인에 합류했다. 박 전 차장의 역할은 주로 국회 및 공무원 등을 상대하는 업무였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이춘식 정무부시장, 강승규 홍보기획관이 총괄했던 정무라인에서 입이 무겁고, 동선도 잡히지 않아 이 시장이 믿고 일을 맡기는 것 같았다”고 기억했다.

박 전 차장은 이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외곽 조직(선진국민연대) 관리를 담당했고 2007년 말 대선 승리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초대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구성에 큰 역할을 하면서 정권 실세로 부상했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이날 2005~2006년 서울시 도시계획국 간부로 있었던 인사 2명을 소환해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로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이정배 전 대표와 브로커 역할을 한 이동율(60·구속) DY랜드건설 대표에 대한 대질신문도 진행했다.

지난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30일 오전 10시30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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