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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하루 6만 개 빵 찍듯 원료배합~제품검사 기계가 척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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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타이어 중국 자싱 공장에서 생산된 타이어들이 자동 품질 검사 장치를 통과해 출하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 공장의 생산공정은 대부분 자동화돼 있다. [사진 한국타이어]

지난 24일 중국 상하이(上海) 푸둥(浦東) 공항에서 남서쪽으로 1시간30분 정도 차를 타고 도착한 도시 자싱(嘉興). 인구 70만 명 정도의 비교적 작은 도시 중심을 지나 교외로 나가자 ‘HANKOOK’이라는 로고가 붙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단지 안은 조용했고 공장 건물은 말끔했다. 단지 내 3개 공장 중 가장 큰 3공장 건물 안으로 들어서서야 고무 연료 냄새와 기계음 소리들이 신경을 건드렸다. 전체 길이 1㎞, 폭 500m 규모의 초대형 공간은 원료 배합부터 완제품 검사까지 대부분이 자동화된 모습이었다. 김용희(51) 공장장은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직원들과 생산된 타이어를 제품별로 선별하고 출하하기 위해 운반하는 직원들을 제외하면 기계가 모든 일을 알아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공장 중간지점을 넘어서자 도넛 모양의 고무덩어리가 기계손에 집혀 가마솥 모양의 찜통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잡혔다. 10여 분쯤 지났을까. ‘삐삐삐-’ 하는 경고음과 함께 찜통 모양의 가류기(타이어 모양을 찍어 내는 틀) 뚜껑이 열리면서 타이어가 나왔다. 총 550개의 가류기가 번갈아 가며 타이어를 뽑아냈다. 타이어가 전체적으로 균형적인지, 도로와 접촉하는 부분은 균일한지 등 완제품 검사 역시 기계가 척척 알아서 해냈다.

 자싱 공장은 한국타이어가 중국 시장에서 2003년부터 업계 1위를 지켜내는 데 중추역할을 하는 기지다. 하루에 승용차 타이어 약 6만 개, 연간 2000만 개 정도를 생산한다. 승용차 타이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곳에서 만드는 타이어의 28.6%는 중국 밖으로 수출하고 53.4%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신차에 장착(OE·Original Equipment)한다. 나머지는 중국 내 일반 판매점에서 살 수 있는 교체용이다. OE용은 베이징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해 폴크스바겐·아우디 등 중국 내 44개 완성차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 A6L 등 고급형 세단에도 장착되고 있다. 우병일(49) 글로벌 OE 부문장은 “중국은 2009년부터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올해는 판매량 20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타이어 수요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에 대한 OE 공급을 늘려 한국타이어의 이미지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공장은 ‘현지화’를 중국 시장 공략의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있었다. 공장 내 11개 생산관리팀 중 6개 팀의 책임자가 중국 현지인이다. 공장 옆에 위치한 연구센터 직원 193명 중 한국인 직원은 12명에 불과했다. 김상구(58) 연구센터장은 “중국 기후와 도로 상태, 중국인의 운전 습관에 맞는 타이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현지인의 경험과 생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도로 포장률은 높지만 보수가 잘 되지 않아 파헤쳐진 곳이 많기 때문에 탄력성이나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현지 연구원들의 지적에 따라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는 2011년 현재 중국에서 점유율 18%(매출 1조7000억원)로 1위다. 2015년 충칭(重慶) 3공장(연산 1150만 개 규모)이 완공되면 중국 내 생산능력은 연간 4200만 개를 넘게 된다.

가류(加硫·Curing)  공정 타이어의 생산과정은 정련·압출·성형·가류·검사 등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가류는 가마솥 모양의 틀(몰드)에서 타이어의 종류에 따른 모형과 지면 접촉면 무늬(트래드 패턴)를 완성하는 과정이다. 압력·시간·온도가 종류에 따라 세분화돼 있다. 승용차용 타이어의 경우 일반적으로 10여 분간 섭씨 180도의 열과 120t 정도의 압력을 가한다. 트럭용 타이어는 30분 이상 가류 작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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