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Report] 10년 묵혔다 김장독 펀드 수익률 31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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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펀드, 특히 주식형 펀드 수난 시대다. 올 들어 단 3개월 동안 4조6000억원이 넘는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찾겠다고 주가연계증권(ELS)을 기웃거리고, 수수료가 싼 상장지수펀드(ETF)로 쏠린다. 그저 불안하다고 아예 은행 정기예금으로 돌아간 돈도 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어쨌든 주식형 펀드가 외면받는 시대에, 10년 이상 묵힌 ‘김장독 펀드’를 다시 돌아봤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 10년이 넘은 김장독 펀드는 100개에 육박한다. 이들 펀드의 10년 평균 수익률은 170%에 달한다. 최고 수익률 312%부터 86%까지 10년 수익률 격차는 크지만 분명한 건 은행 예금보다는 월등하다는 점이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4.38%였다. 지난 10년간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각종 부침을 겪으면서도 수익률 꼴찌 펀드조차 은행 적금의 두 배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불패신화’로 일컬어지는 부동산과 비교하면 어떨까. 지난해 9월 KB금융연구소가 소위 ‘블루칩’ 아파트와 블루칩 주식의 수익률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서울 서초구 반포의 재건축 106㎡ 아파트(373.2%)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116㎡ 아파트(326.6%)의 10년 수익률을 제외하고는 지난 10년간 주식형 펀드 최고 수익률을 올린 미래에셋 디스커버리의 수익률을 넘는 경우가 없었다. 굳이 수익률 200%가 넘는 상위권 펀드가 아니라 위 수치만 단순 비교해 봐도 장기투자는 결국 좋은 성과를 낸다는 투자의 정석을 증명해 보인다.

 모순처럼 들릴 수 있지만 새겨들을 만한 전문가 조언이 하나 있다. “장기투자가 정답이지만 장기투자라고 무조건 좋은 성과를 내는 건 아니다”라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건 선구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증권 김성봉 투자정보팀장은 “연간 평균 40건 정도 상장폐지 종목이 나올 정도로 주식 투자는 위험이 늘 존재하는 만큼 우량주를 잘 골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강방천 회장도 늘 “ 본인 투자성향과 걸맞은 운용철학이 있는 운용사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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