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입성 카페베네 “3년내 스타벅스 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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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선권 대표(오른쪽에서 둘째)와 루창칭 중기투자집단 회장(가운데)이 27일 베이징 왕징에서 열린 ‘카페베네 중국 진출 기념식’에서 계약기념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 카페베네]

“이제 국내 시장에서는 내실을 다지고 양적 성장은 해외 시장에서 하자.”

 카페베네 김선권(44) 대표는 최근 들어 회사 내에서 이런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국내 커피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른 데 따른 경영 전략이다. 실제 2010년과 2011년에 한 해 300개 안팎씩 국내 매장이 늘어났던 카페베네는 올 들어 매장 증가가 주춤하는 추세다. 김 대표가 “양적 성장은 해외에서”라고 하는 이유다. 이에 맞춰 카페베네는 올 1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복판 타임스퀘어에 200평 매장을 냈다. 그리고 지난 27일 중국에 진출했다.

 카페베네는 이날 베이징(北京)에 3개 직영점을 열었다. ‘한류 커피’ 이미지를 위해 국내 매장과 동일한 북카페식 인테리어를 적용하고, 전 매장에 무선인터넷 와이파이(Wi-Fi)를 설치했다. 카페베네는 또 이날 중국의 투자회사인 중기투자집단과 중국 내 카페베네 사업을 위한 합자회사 설립 계약을 맺었다. 중기투자집단은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저장(浙江)성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관광·쇼핑몰 등의 사업을 하는 회사다. 중국 내 커피 사업을 위해 자본금 총 5000만 위안(약 90억원)을 카페베네와 중기투자집단이 50대 50으로 투자한다. 중기투자집단이 중국 내 컨설팅과 법률 검토, 금융권 자금 조달 등을 맡고 카페베네는 매장 관리와 커피 품질 관리, 직원교육 등 운영 전반을 맡는다.

 김 대표는 중국 진출을 준비하며 “맨해튼에서는 ‘한국 커피도 할 수 있다’는 브랜드력을 보여주고, 중국은 아시아 시장의 첫 단계로 본격적인 성장을 이루자”고 말했다고 한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일본 긴자에도 올 가을 개점을 목표로 부지를 찾고 있고, 필리핀 진출도 진행 중”이라며 “아시아 진출은 국내 커피전문점의 포화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국 진출 첫날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은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3잔으로 전 세계 평균(240잔)에 한참 못 미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2015년까지 중국에서 1500개 이상 매장을 열어 스타벅스를 넘어서겠다”고 말했다. ‘2015년까지 1500개’는 스타벅스가 밝힌 중국 내 사업 목표다. 스타벅스는 1999년 중국에 진출해 현재 48개 도시에 563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1500개 목표에 다가서려면 스타벅스가 937개 매장을 낼 동안 카페베네는 1497개 매장을 내야 한다. 김 대표는 “스타벅스는 미국 본사가 직영점만 내고, 우리는 프랜차이즈 방식을 택한 만큼 허황된 목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중기투자집단의 신용으로 당장 중국 은행으로부터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1000개 매장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또 “중국 내 매출액의 3.5~4%를 카페베네 본사가 받는 것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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