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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프로는 SBS '생명의 기적'

중앙일보

입력

매년 이맘때면 각 신문사의 방송담당 기자들 사이엔 e메일이 분주하게 오간다. 올 한해 전파를 탄 프로그램 중 '최고의 프로그램' 과 '최악의 프로그램' 을 가리기 위해서다.

시청률의 볼모가 된 채 선정성과 오락성의 경계선에서 곡예를 하는 프로그램에는 '경고' 를, 나름의 철학으로 건강한 메시지와 재미를 안겨주었던 프로그램에는 '박수' 를 보내는 것이 최고와 최악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이유다. 물론 이에 대한 일부 방송 PD들의 불만섞인 눈초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엔 드라마와 예능, 교양 세 부분으로 나눠 선정했다. 드라마 부문 최고의 프로그램에는 노희경 작가의〈바보같은 사랑〉이 뽑혔다.

"돈 없는 사람들, 못 배운 사람들, 아무 것도 없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는만큼 TV 드라마는 가장 겸손한 작업이어야 한다" 고 말하는 노희경 작가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다.

이에 반해 최악의 드라마는 기형적인 가족관계 설정으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KBS1〈좋은걸 어떻해〉와 선악 대결의 뻔한 구도에 진부한 스토리로 일관한 MBC〈진실〉 이 공동 선정됐다.

교양 부문에선 SBS 프로그램이 최고와 최악을 함께 차지했다. 수중 분만을 통해 후진적인 국내 출산문화에 경종을 울리며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안겨줬던〈생명의 기적〉이 최고의 프로그램에 올랐다.

반면 시사고발프로그램임에도 소재가 다소 선정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뉴스 추적〉이 최악의 프로그램에 뽑혔다.

예능부문 최악의 프로그램에는 1주일에 이틀로 확대 편성했던 SBS의 연예인 신변잡기 프로그램〈한밤의 TV연예〉가 올랐다. 최근엔 백지영 비디오건과 최진실.조성민 결혼식을 무려 40여분에 걸쳐 방송하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올해 예능부문 최고의 프로그램엔 해당 프로가 없다. 기자들의 취향이 다양한 까닭도 있겠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하향평준화가 이유로 꼽힌다.

또 부문별 구분없이 전체 방송사를 대상으로 한 최고의 프로그램에는 SBS〈생명의 기적〉 이, 최악의 프로그램에는 SBS〈한밤의 TV연예〉가 각각 뽑혔다.

한편 18일 방송위원회가 발표한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에도 SBS〈생명의 기적〉이 대상을, KBS1〈역사스페셜 - 대고구려〉이 최우수상, KBS1〈세계의 노인들〉이 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

또 프로그램 기획부문에선 Q채널의〈두만강을 가다〉를 비롯한 15편의 프로그램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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