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당의장 '문희상 대세론' 역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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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희상 대세론'은 여전히 탄탄한가. 문희상 대세론이란 4월 2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문 의원이 무난히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을 말한다. 그러나 경선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대세'가 과연 끝까지 유지될 것이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실용 대 개혁의 경쟁에서 개혁 쪽이 약진하는 양상을 보이면서다. 개혁 성향의 유시민.김두관.장영달.김원웅 후보 등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실용 노선으로 분류된다.

최근 각 후보 진영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등을 종합해 보면 여전히 1위는 문 후보다. 하지만 개혁노선을 주장하는 후보들의 도전이 만만찮다. 특히 개혁당 출신의 김두관.유시민 후보 등이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당원들의 정당개혁에 대한 열망이 어느 정도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개혁당 출신 후보들이 선전하면서 1위를 바짝 추격하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도 "개혁당 출신의 대의원이 15%로 분석돼 확실한 지지표를 가진 개혁당 출신 후보들이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이에 대해 "문희상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주장은 일부 후보들의 희망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여당다운 여당을 바라고, 참여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는 밑바닥 정서는 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내 경선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는 연일 후보들에 대한 지지.비난 글이 올라오고 있다. 후보들의 당비 납부내역 등 세세한 것까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예비경선을 통과한 8명의 후보 가운데 최다 득표자가 당의장이 된다. 당의장을 포함해 5명까지 득표순으로 상임중앙위원이 되며, 이 중 여성후보는 반드시 한 명 이상 포함된다.

▶신기남 변수되나=예비경선에서 예상을 뒤집고 탈락한 신기남 의원의 행보도 변수다. 신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개혁 당의장이 나와야 한다. 소위 실용파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희상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17일 유럽 방문을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의 갈등봉합 회동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있으나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 장관과 신 의원 사이의 감정의 골이 의외로 깊어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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