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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모리 쇼지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 극장판〉

중앙일보

입력

지난 80년대 로봇물 애니메이션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로봇물을 크게 2가지로 나누자면, '리얼 로봇계'와 '슈퍼 로봇계'로 나눌 수 있다. 절대 죽지 않고 한 화당 꼭 한 명의 적을 물리치는 '슈퍼 로봇계'가 80년대 이전의 로봇물의 주류라고 한다면, 새로운 로봇 물은 실제로 있을 법한 로봇들이 나오고 또한 평범한 인물이 주인공인이라는 것이다.

그 새로운 로봇 만화를 주도한 것이 〈기동전사 건담〉과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였다. 〈기동전사 건담〉에 대해서는 예전에 언급한 것이 있다.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는 국내에서도 예전에 SBS를 통해 방영한 적이 있다.

우주의 저편에서 알 수 없는 물건이 떨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였다. 그것을 지구로 날려보낸 것은 '젠트라디'라고 불리는 거대한 외계인이었는데, 지구에 생물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전쟁을 하기 시작한다.

전쟁은 초반에 지구의 완전 열세. 지구의 인구의 절반이 사망하는 비참한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지구도 반격을 개시, 우주에서 떨어진 마크로스를 개조하여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싸우기 시작한다. 그러나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 전쟁을 마무리를 짓게 되는 것은 '사랑'에 대한 노래를 부른 '린 민 메이'였다. 그녀의 노래는 젠트라디군의 사기를 떨어뜨렸고, 그녀의 노래로 힘을 얻은 지구군은 젠트라디를 물리치고 강화를 맺게 된다...는 것이 전체 내용이다.

TV판이 위의 스토리를 길게 늘린 것이라고 한다면,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 극장판:Do you Remember Love?(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는 위의 내용을 감동적으로 만들면서 간단하게 줄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극장판은 애니메이션 속에서 극장판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애니메이션 속의 극장판인 것이다.(애니메이션 속에서는 이 극장판의 제작은 젠트라디군과의 강화를 맺고 40년 후로 설정이 되어 있다.) 극장판으로 새로 그린 것과 TV판 그대로를 옮겨온 것이 섞여 있는데, 그래도 극장판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백미라고 한다면 뭐니뭐니 해도 '린 민 메이'의 노래이다. 〈마크로스〉라는 작품은 '린 민 메이'의 존재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 평론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먼저 '린 민 메이'라는 존재를 보자. 그녀는 지구군이 뽑은 '미스 파일럿'으로 뜨고 있던 아이돌 스타였다. 그녀가 부른 곡은 거의 모두 히트를 했고, 전쟁이 끝났을 때에는 지구를 구한 영웅이 된다.(2002년 은퇴할 때까지) 그 인기는 애니메이션 속에서 뿐만이 아니라 보고 있던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다.

린 민 메이가 부른 곡은 불티난 듯 팔렸고, 린 민 메이 콘서트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극장판의 마지막 장면은 린 민 메이가 은퇴하는 장면인데, 그것을 보고 울었던 사람들도 있다고 할 정도니까 말이다. 90년대의 애니메이션 스타가 아야나미 레이(신세기 에반게리온) 혹은 사오리(두근두근 메모리얼)이라고 한다면, 80년대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타는 린 민 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 극장판〉은 린 민 메이의 노래말고도 볼 만한 것이 많은 애니메이션이다.
마크로스의 전쟁 장면은 건담하고 다른 모습으로 유명하다. 기본적으로 미사일이 날아다니는데, 그것을 잽싸게 피하는가 못 피하는가에서 파일럿의 운명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 미사일의 수도 보통 많은 것이 아니어서, 이후 〈마크로스〉 시리즈를 제작한 사람들은 모두들 이 '다량의 미사일 피하기'에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마크로스〉의 이후 시리즈는, 전혀 다른 세계의 스토리를 그린 〈마크로스 2〉 그리고,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에서부터 시간이 많이 흐른 뒤의 세계를 그린 〈마크로스 7〉, 또 극장판으로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마크로스 플러스〉가 있고, 출판만화책 쪽에는 〈마크로스 트래쉬〉(린 민 메이의 노래가 나온다)가 있다. 건담이 '아무로 레이'의 이야기에서 파생한 스토리가 많은 것에 비하면 꽤나 자유롭게 다양한 내용이 있는 셈이다.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는 TV로 미리 본적이 있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 해도 극장판을 보는 대는 아무 무리가 없다. 이 극장판은 필자가 꼽는 명작 애니메이션중 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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