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 직원 교육 받아라” … 50%던 불량률 ‘0’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핵심직무능력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회사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 근무시간을 할애해 업무 손실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CEO들이 나서 직원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그 결과 회사의 분위기와 성과가 달라지고 있다. 개발회의에서는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새로운 공정을 도입해 사업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지은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엠에프테크는 전 직원이 연중 2개 이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해야 한다. 오동진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업무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웃고 있다. [김진원 기자]

251건 아이디어 쏟아내 3700만원 원가 절감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엠에프테크는 산업용 여과장치의 필터헤드를 주로 생산하는 우량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가 직원들에게 핵심직무능력향상 프로그램 수강을 권장해 얻은 성과는 눈부시다. 전 직원 30명이 지난 1년간 쏟아낸 개선아이디어는 251건에 달한다. 모두 교육을 이수한 뒤 제출한 아이디어들이다.

 각각의 아이디어는 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것이 대다수다. 품질혁신부에서는 이 아이디어들을 활용해 불량률을 대폭 낮췄다. 품질혁신부 이선영 과장은 “지난해 ‘강한 중소 제조업을 위한 현장 품질개선 10대 노하우’를 수강한 뒤 현장에 바로 적용했다”고 말했다. 반복적으로 불량이 발생하는 생산공정을 ▶계획(Plan)▶실시(Do)▶평가(Check)▶조치(Action)에 따라 분석하고 대안을 도출했다. 그 결과 각각 30%와 50%의 불량률을 보이던 두 가지 생산공정을 3%와 0%로 끌어내리는 성과를 얻었다. 생산혁신부에서는 교육을 마친 뒤 개별적으로 제출하는 SS(Success Story)보고서를 활용해 지난해 3700만원에 달하는 원가절감효과를 얻었다.

 전 직원에게 연중 2개 이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권하는 것은 오동진(44)대표의 의지다. 오 대표는 “교육을 받지 않는 직원은 제로(0)상태가 아니라 퇴보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을 받은 직원들의 일처리 전후 과정을 보면 차이가 보인다”고 말했다. 수시로 사내교육을 병행하고 분기별로 사내·외 교육계획대비실적을 기록하게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새롭게 시작하는 에어워셔(Air Washer Home, 가정용 공기정화장치) 사업분야를 지원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수강을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오 대표는 “첨단기술개발 분야인 만큼 더욱 정밀한 공정이 요구돼, 직원별로 맞춤식 교육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의적 인재교육, 프로젝트 수주에 기여도

교육의 효과는 즉각적인 사업성과와도 이어진다. 아바타동화책을 만드는 제이디에프(JDF)는 총 직원수 10명 규모의 작은 회사다. 이중 지난해 5명의 직원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수강해 업무에 적용했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진행한 안드로이드 앱 개발 교육을 수료한 개발팀은 지난해 성공적으로 KT안드로이드 버전의 아바타동화를 제작해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UX(User eXperience, 사용자의 입장에서 디자인하는 기술)교육을 수료한 디자인팀은 새로 출시할 전자책(Interactive e-book)을 개발하느라 분주하다. 김규동 대표는 “작은 IT중소기업이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는데는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얻게 되는 생산성과 창의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교육을 다녀온 직원들이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현장업무에 자신감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수강에 대한 사내 학점이수제를 도입한 곳도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투비소프트는 지난해까지 직원들에게 연간 80시간 교육을 이수할 것을 권장한다. 올해부터는 230명의 전 직원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해 총 2개 이상의 강좌를 의무로 신청하도록 규정을 상향 조정했다. 전략기획실 신현민 과장은 “업무 특성상 프로젝트 매니저(PM)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난해의 경우 차기 PM 역할을 담당할 예비 인력이 삼성SDS의 ‘신임PM양성과정 교육’을 마친 뒤 실력이 뛰어나게 향상돼 큰 도움이 됐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계층별 리더십 교육과 승진자 교육과정도 조직의 비전 정립에 유용하게 작용했다. 김형곤(45)대표는 “2012년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교육훈련 체계를 확고히 해 회사만의 교육문화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성과 향상에 연계되는 현실적인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일관성 있는 인재육성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