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19대 총선 이 당선인] 선거운동 딱 21일 … ‘임종석 대타’ 홍익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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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민주통합당 홍익표 당선인은 한 달 전만 해도 평범한 소장파 북한학자였다. 서울 성동을에 단수 공천됐던 임종석 전 사무총장이 사퇴하면서 그의 인생 항로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중앙당은 임 전 총장의 추천으로 홍 당선인을 성동을 지역구에 전략공천했다. 그게 지난달 20일. 선거일을 고작 21일 앞두고서였다. 상대는 지역구 현역 의원으로 ‘밑바닥 훑기의 달인’이라던 새누리당 김동성 후보였다. 임 전 총장이 출마해도 초경합세를 보일 거라고 봤던 선거전에 정치신인을 내보낸 중앙당은 진작부터 이곳을 ‘열세’로 분류해놓고 기적을 바라고 있었다.

 선거전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낮은 인지도가 걸림돌이었다. 정당 생활을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어 정치인의 언어가 입에 붙지도 않았다. 결국 구도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마침 뚜렷한 전선이 그려지는 대목이 있었다. 대북(對北)관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지내면서 10·4 남북정상회담 실무협상을 지휘했던 홍 당선인은 ‘이명박 정권 대북정책 심판’을 전면에 내걸었다. 18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를 지내면서 핵개발을 주장했을 만큼 대북 강경론을 펴왔던 김 후보를 겨냥한 슬로건이었다. 결과는 488표 차 신승. 득표율로도 0.8%포인트 차에 불과한 극적인 승리였다. 19대 국회에서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희망하는 홍 당선인은 “ 이명박 정권 임기 동안 거의 붕괴 직전에 도달한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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