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늘리고 10㎜ 높인 ‘중국형 아반떼’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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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리는 ‘베이징 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중인 자동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현대차가 선보인 중국형 아반떼. [사진 현대자동차]

23일 오전 9시30분. 중국 베이징 동북지역 순이(順義)구의 국제전람센터 안 여기저기에서 ‘중국 인민’이라는 단어가 흘러나왔다.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고급스러운 소비 성향을 충족해 주겠다”는 약속들과 함께였다. 이날 개막한 ‘2012 베이징 모터쇼’에 출품된 1125대 신차들이 ‘중국형’ 혹은 ‘최고급’이라는 단어를 앞세웠다.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중국 전략형 모델 랑둥(朗動·한국명 아반떼)은 현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국내형 아반떼와 비교해 길이와 높이를 40㎜와 10㎜ 늘리고, 독특하고 화려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같은 모델이라도 좀 더 크고 화려함을 추구하는 중국 소비자 성향에 맞춘 것이다. 김승탁 현대차 해외영업본부장은 “올해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10주년이 되는 해”라며 “올 하반기 현대차의 중국 3공장이 완공되면 연 100만 대 생산체계를 갖춰 다시 한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 공개되는 신형 중국형 아반떼가 중국 시장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아자동차 역시 중국 전략형 그랜드 카니발(현지명 Grand VQ-R)을 공개했다. 소남영 기아차 중국법인장은 “중국 소비자들이 큰 차를 선호해 K2도 프라이드를 5cm가량 늘린 형태로 다시 만들었고, 10월 출시할 K3 역시 크기를 키우려 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13.2% 성장한 117만2318대(현대차 73만9800대, 기아차 43만2518대)를 판매했다. 올해는 현대차 76만 대, 기아차 49만 대 등 모두 125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달성하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말까지 누적 기준으로 612만 대를 판매하게 된다. 기아차는 1997년 프라이드를, 현대차는 이보다 5년 늦은 2002년 밍위(EF쏘나타)를 앞세워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 사장은 직접 나서 중국형 하이브리드카 윈둥솽칭(雲動雙擎)을 소개했다. 그는 “철저하게 중국의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중국 현지 개발센터에서 하이브리드 부품들을 현지화하고 있으며, 중국 소비자에게 친환경 하이브리드의 매력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고급차 시장을 겨냥한 모습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신형 SM7과 쌍용차 체어맨W 2.8도 이 대열에 가세했다. 화려함을 강조하기 위해 크롬 장식을 추가했고, 내부 장식 도 한국 모델보다 더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는 “체어맨W 2.8 모델 출시를 계기로 중국 고급차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고급 사양들을 채택한 G-클래스를 전시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전조등을 달고 내부 소재를 고급화했다. 아우디는 A6의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의 거리)를 늘린 신형 A6L을 선보였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고급 차종 중에서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아우디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조사기관인 글로벌인사이트는 향후 5년간 중국 고급차 시장이 두 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차는 다음달 2일 국내 출시할 고급 세단 K9을 내년에 중국에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르노삼성이 한국 시장에서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결코 한국 시장에서 르노닛산이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최근 영업적자가 심해지면서 르노닛산 그룹이 이 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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