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청소년들이 뽑은 '우리의 공간'

중앙일보

입력

'학원 강의는 강남역에서 듣고 부담없는 음식점을 찾을 땐 신림역으로 가라. 압구정동에서 아이 쇼핑을 한 뒤 옷은 동대문 대형 쇼핑몰에서 산다. 힙합 댄스 공연은 대학로에서 보고 영화는 코엑스몰이 인기. '

각종 유흥업소로 뒤덮여 청소년들이 맘놓고 즐길 만한 문화공간을 찾기 어려운 서울 거리. 하지만 잘 살펴보면 알려지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지는 시설도 있고 알게 모르게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독차지하는 공간도 많다.

10대들이 발품을 팔아 '어른들은 모르는' 그들만의 공간을 발굴해 엮은 책이 나왔다.

서울시내 고교생 30여명이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시내 곳곳을 누벼 만든 '청소년 문화지도' 에는 신림역.노원역.성신여대 입구 등 10대들이 즐겨찾는 거리의 가볼 만한 상점들과 주변 시설이 망라돼 있다.

◇ 가볼만한 청소년들의 명소=10대들의 최우선 추천 대상은 '가격이 싸면서도 품질이 좋은 곳' . 특이한 라면을 파는 분식집.스타처럼 나오는 이미지 사진점.음료수를 공짜로 주는 오락실 등 업종도 10대들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했다.

순대촌으로 유명한 신림역 주변은 비교적 음식값이 싸고 팬시점이 많아 호평을 받았다.

도서관 가는 길에 간식으로 사먹기 알맞은 즉석 쿠키를 파는 가게가 눈길을 끌었다. 강남역 주변은 학원에 온 청소년들이 영화를 보거나 간단한 쇼핑을 즐기는 곳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게 흠.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는 "멀리서 구경왔다" 는 10대들이 많다. 힙합 패션에 대한 모든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옷가게와 연예인들이 자주 온다는 일본식 생라면 가게가 추천됐다.

멋진 카페가 즐비한 홍대앞에서도 최신 유행 신발을 파는 허름한 상점이 당당히 목록에 올랐다.

자주 찾는 거리에 대한 개선 요구도 있었다. 10대들은 신촌에는 사람도 많고 볼 것도 많지만 호프.소주방 등이 주류인데다 청소년 관련 자료를 쉬이 볼 수 있는 서점이나 도서대여점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송파구 신척역 주변도 유해업소가 너무 많고 갈 곳이 노래방과 PC방 뿐이라며 푸념.

◇ 청소년 전용공간과 매니아.동아리 소개=거리 정보 뿐아니라 시립 청소년문화센터와 서바이벌 게임장, 춤.노래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유스텍 등도 잘 안내돼 있다.

만화.게임.펌프 등 청소년들의 관심이 큰 분야의 매니아를 찾아가 인터뷰하고 대표적인 청소년 동아리를 탐방한 코너도 마련했다.

부록에 수록된 서울시내 소극장과 영화관 목록은 청소년들이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다.

책을 발행한 서울시는 시내 모든 중.고교 학급에 책자를 배부하고 공공시설에도 비치해 청소년들이 쉽게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수록 내용은 시립정보문화센터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스스로넷(http://www.ssro.net)에도 올릴 예정이다. 문의 서울시 체육청소년과 02-3707-9253~4.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