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북한의 식량문제 실태와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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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에 다 안다고 생각해온 북한 식량난 문제가 반복해 등장하겠거니 지레짐작을 했다. 그건 오산이었다.

우선 신간은 국제사회가 파악한 북한 식량난은 규모 면에서 '금세기 최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1950년대말 중국의 기아, 1980년대 이디오피아 기아와 비견할 수 있지만(1백9쪽 엘리자베스 호프만의 논문) 성격은 또 다르다는 것이다.

이 책을 공동집필한 15명 필자 중의 한 사람인 정병호(남북어린이 어깨동무 이사) 의 표현에 따르면,북한의 기아는 '넓은 기근'(전인구층에 확산됐다는 의미에서) 이다.

또 '깊은 기근'이다.치명적인 상처를 얻었을 것이 분명한 5세 미만의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피해가 장기화되기 때문이다.동시에 '조용한 기근'이다. 북한 당국의 정치적인 태도 때문에 기근의 실상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인도적인 목적으로 긴급하게 열린 국제학술회의 '북한 어린이의 영양문제'에서 영양학자, 사회학자에서 시민운동가들이 발표한 논문 들을 중심으로 재집필됐다.

제3세계의 영양불량과 북한 기근과의 비교, 식량난의 인구학적 영향 분석, 북한 영유아를 위한 보충식의 개발 등 주제가 매우 다양하다.

북한의 식량난이 지난 해 보다는 상대적으로 호전된 것이 분명하다고는 하지만, 사안은 간단치 않고, 따라서 체계적 구호활동은 더욱 급하다는 것이다.

현재 북한의 산모와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영양실조의 장기적 피해는 의학 교육 경제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연구돼고 원조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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