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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게와 함께한 20년, UB40 '더 베리 베스트'

중앙일보

입력

36세의 나이에 요절한 레게의 대명사 밥 말리와 함께 지난 세기 레게 음악을 논하며 빼 놓을 수 없는 그룹 UB40. 친숙한 멜로디, 흥겨운 리듬으로 90년대 전세계 레게 붐을 주도한 이들이 22년을 총망라한 베스트 앨범을 발표했다. 이미 선보인 두 장의 '베스트' 음반을 의식한 듯 새 앨범의 제목은 '더 베리 베스트'다.

UB40는 1978년 영국 버밍엄에서 탄생한 8인조 혼혈 그룹. 실업자 구호수당을 받기 위해 모인 뮤지션들이 의기투합해서 탄생했다. UB40란 팀명도 'Unemployment Benefit Form 40(실업자 구호카드 양식 40번)
'의 줄임이다. 클럽 무대를 전전하던 이들은 80년 그룹 프리텐더스의 영국 투어에 참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경쾌한 레게, 사회성 짙은 메시지로 사랑 받던 이들이 음악적 전기를 맞은 앨범은 83년작 '레이버 오브 러브'. 닐 다이아몬드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레드 레드 와인'의 폭발적인 인기를 발판으로 명실상부한 최고의 레게 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이 곡은 빌보드 차트에서도 넘버 원을 기록했다.

영화 '슬리브스'에 삽입됐던 93년 '캔 헬프 팔링 인 러브' 역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시장을 석권했던 곡. 엘비스 프레슬리의 원곡을 경쾌한 랩으로 연주, 레게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어서 김건모의 '핑계'가 곧이어 등장, 큰 인기를 모았었다. 90년대 중반 침체기를 겪기도 했던 이들은 97년 '건스 인 더 게토'와 이듬해 '레이버 오브 러브 3'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이번 앨범은 앞서 소개한 대표작 '레드 레드 와인' '캔 헬프 팔링 인 러브' 을 비롯한 총 스무곡의 노래로 UB40의 한결같은 음악을 정리했다. 데뷔 앨범에 수록했던 '디 어스 다이스 스크리밍', 마가렛 대처 아래 영국 실업난을 비판한 81년작 '원 인 텐' 등 초기 작품부터 앞서 발표한 베스트 앨범 수록곡, 최근작 '컴 백 달링' 등이 들어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곡은 역시 이번 앨범에 새롭게 수록한 '라이트 마이 파이어'. 전설적인 록그룹 도어스의 대표곡을 UB40만의 레게 스타일로 완벽하게 재해석했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세련미를 더한 편곡도 인상적이다.

Joins 김근삼 기자 <icoolca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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