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됐다’ 고교생 자작극 … 경찰 120명 출동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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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가출 고교생이 ‘납치 자작극’을 꾸미는 바람에 경찰 120여 명이 출동했다가 허탕치는 소동이 벌어졌다. 18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55분쯤 경기도 안성에 사는 김모(18)군의 어머니(49)로부터 112 신고가 접수됐다. “아들이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다급한 목소리로 ‘깜깜하다. 살려달라’고 말한 뒤 휴대전화가 꺼졌다”는 것이었다. 안성소방서가 위치 추적을 했더니 마지막 통화는 서울 구의동 동서울터미널 근처에서 이뤄졌다. 김군은 지난 15일 “친구와 놀다 오겠다”고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을 전달받은 광진서는 오후 9시부터 경찰관 120여 명을 투입해 터미널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 최근 수원 토막 살인 사건에서 112 신고 대응을 잘못해 비난을 받았던 터라 가용 인력 전부를 동원한 거였다. 경찰은 오후 11시30분 구의동 아파트 단지에 탈진해 있던 김군을 발견했다.

 하지만 김군은 경찰에서 “납치는 자작극이었다”고 실토했다. 그는 “학교에 가기 싫어 안성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온 뒤 노숙하고 지냈다” 고 진술했다.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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