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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낮춘 태자당 출신 군 장성들 … 후진타오에게 충성 맹세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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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공산혁명 원로의 자제와 친인척들로 이뤄진 태자당(太子黨) 출신 군 장성들이 정치적 선택의 기로에 선 분위기다.

 당 중앙군사위 주석(군 통수권자)을 겸직해 온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같은 태자당 출신인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를 권력에서 축출하면서다.

 인민해방군에는 보 전 서기와 친분이 있거나 보 전 서기가 주창해 온 ‘충칭식 발전모델’을 지지해 온 이들이 적지 않다. 보 전 서기와 유착돼 조사를 받았다는 장성의 실명까지 보도되는 상황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군사위 부주석을 역임한 장전(張震) 장군의 아들인 장하이양(張海陽·63) 제2포병부대 정치위원(상장)이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고 15일 보도했다. 그는 2005∼2009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군구(軍區) 사령관을 지내면서 보시라이와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대다수 태자당 출신 장성은 후 주석에게 ‘충성맹세’를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리셴녠(李先念) 전 국가주석의 사위인 류야저우(劉亞洲·59) 국방대학 정치위원(중장)은 “상하 모두 군이 통일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16일자 공산당 이론잡지 ‘구시(求是)’에 낸 기고문에서다. 후야오방(胡曜邦) 전 총서기의 사위인 류샤오훙(劉曉紅·63) 해군 정치위원(상장)도 12일자 인민일보에 ‘사상을 통일하고 신념을 굳게 하자’는 글을 발표했다. 그는 “당의 정치노선·정책·방침에 위배되는 잘못된 정치 경향과 언행에 반대한다”며 “정치적 소문은 듣지도 믿지도 전하지도 말자”고 말했다. 전략 핵무기를 담당하는 제2포병대 인팡룽(殷方龍·59) 정치부 주임(중장)도 13일자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당의 순결성을 지키고 큰 국면을 보자”고 했다. 그는 군사위원을 역임한 왕커(王克) 장군의 사위다.

 관망파도 있다. 홍콩 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에 따르면 류사오치(劉少奇) 전 국가주석의 아들 류위안(劉源·61)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상장)은 군부 내에서 보시라이와 가까운 대표적 인사지만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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