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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화장품이 새 수질오염원으로 떠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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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인류는 지금 새로운 물 오염원과 맞닥뜨렸다. 진통제·피임약·혈압약 같은 약품과 화장품·의류에 쓰이는 나노 입자가 그것이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브라이언 버코위츠(사진) 환경·에너지학장.

그는 16일(현지시간)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과학자들은 지금 약품과 나노 입자들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새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간을 이롭게 하려고 발명한 약품과 나노 입자가 되레 환경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나노 입자란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을 만큼 아주 작은 알갱이다. 화장품에 적용할 경우 피부 속으로 흡수가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

 버코위츠 학장은 “공장 폐수나 농약 같은 것은 처리 기술이 개발됐으나 약품과 나노 입자 같은 새로운 오염원은 아직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살아있는 바다’를 주제로 다음 달 12일 개막하는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이뤄졌다. 여수엑스포에 참여하는 이스라엘이 자기 나라의 물·환경 관련 기술을 소개하려고 한국 기자단을 현지에 초청했다. 다음은 버코위츠 학장과의 일문일답.

 - 약품과 나노 입자가 왜 문제인가.

 “약품은 주성분이 대부분 배설된다. 또 화장품에 든 나노 입자는 샤워를 할 때, 섬유 속의 나노 입자는 빨래를 할 때 빠져나간다. 현재 기술로는 하수 처리를 해도 이런 물질들을 걸러낼 수 없다.”

 - 환경이나 인체에 어떤 해를 끼치나.

 “아직 모른다.”

 - 유해성이 규명되지 않았는데 오염물질이라 할 수 있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이 때문에 물고기 같은 수산자원이 줄어든 것 아닌지 의심이 간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수산자원이 고갈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남획과 성비 불균형이다. 수컷이 사라지고 있다. 먹는 피임약에 든 여성호르몬 ‘에스트로젠’ 때문일 수 있다. 피임약 성분이 소변에 섞여 나와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가 생태계를 변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

◆와이즈만 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이스라엘 초대 대통령 하임 와이즈만의 이름을 땄다. 약 1200명의 연구진이 수학·물리화학·생물학 같은 기초과학을 탐구한다. 이 연구소의 아다 요나트 박사가 2009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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