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내릴 가능성 커져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경기둔화가 가속화하면서 금리인하설이 솔솔 새어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여섯 차례에 걸친 금리인상으로 각종 경제지표가 경기둔화를 알리고, 침체의 징후마저 보이는 만큼 이제 금리를 내릴 때가 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내부에서까지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4일(현지시간) "지난번 공개시장위원회(FOMC)이후 모든 통계가 명확하게 경기둔화를 나타내고 있다" 는 에드워드 그램리치 FRB 이사의 말을 인용, "FRB가 오는 19일 FOMC에서 금리정책 기조를 '긴축' 에서 '중립' 으로 완화하고 내년에 금리를 내릴 것" 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현재 경기 급랭 가능성에 따른 위험이 인플레 위험에 못지않게 심각한 상황" 이라며 "8일 발표될 실업률 통계에 따라 FRB가 19일 곧바로 금리인하를 단행, '크리스마스 선물' 을 줄 가능성도 있다" 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 컨퍼런스보드가 4일 발표한 10월 중 경기선행지수는 전달에 비해 0.2% 하락하며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신규주택판매도 2.6% 감소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5일 "이같은 경제지표로 미뤄 경기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FRB가 내년초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고 말했다.

한편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브루스 스테인버그는 "기업들의 영업 이익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FRB가 내년 초부터 금리를 두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하할 것이 확실시된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FRB의 에드워드 켈리 이사는 "경기가 둔화조짐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주식시장 이외의 어떤 것도 침체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며 급격한 금리인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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