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인가, ‘외제’ 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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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산업의 진화, 발전에 따라 그 모습 또한 카멜레온처럼 수시로 변신하는 기업 웹에이전시.

올들어 약속이나 한듯 세계적인 웹에이전시 기업들이 국내에 진입, ‘토종’ 기업들과 한판 붙을 것인가? 하는 물음표가 난무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고객과 e비즈니스가 활발한 미국, 유럽 등지에서 성공의 깃발을 날렸던 웹에이전시들.

그러나, 엄연히 다른 문화적, 비즈니스적, 정서적 환경으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한반도에 이들이 다시 한번 기존의 쾌거를 올릴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즉, 국내에 진입한 해외 고수들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단순히 ‘토종’과 ‘외제’ 이냐로 가름짓는 이분법적인 고민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이들이 새롭게 발디딘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 파악과 한국 고객의 욕구(Needs)를 이해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국내 웹비즈니스의 역사와 함께 하며 굴곡많은 한국 인터넷 현장에서 발로 뛰어온 ‘토종’ 웹에이전시가 지닌 노하우를 따라잡기 위한 재빠른 인식의 전환(transition)과 적응(adaptation) 능력이 요구된다.

초대형 웹에이전시, marchFIRST해외 웹에이전시 기업 현황해외 웹에이전시 업체들의 국내 진입이 속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토종이냐, 외제냐’ 의 물음표를 들고 공방론을 펼치고 있다. 경기침체, 심지어는 제 2의 ‘IMF설’ 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튼실한 기반을 닦아왔던 해외 웹에이전시 업체들이 세계 7위 인터넷 인구를 보유한 한반도에 요즘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인 서찬원씨가 회사를 설립, 작년 나스닥 상장을 통해 유명해진 agency.com 을 비롯해 최근 오픈타이드와 합작한 세계적인 웹에이전시marchFIRST, 그리고 모든 서비스를 아웃소싱없이 자체 해결한다는 Sapient,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티브 영역에 강한 Razorfish 등 해외 웹에이전시 대표선수들이 최근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어떤 업체인지 알아보자.

■mrchFIRST
(www.marchFIRST.com)
marchFIRST 는 올해 3월 1일, 미국 최대의 웹에이전시인 Usweb/CKS 가 Wittman-Hart 를 M&A 하여 탄생한 대대형급 웹에이전시. 지난달 오픈타이드와 제휴함으로써, 더욱더 부각이 된 marchFIRST 는 애플컴퓨터, 3com, Altavista 등이 주 고객이며, oracle, MS, Novell 등이 이 회사의 파트너들. 상당히 선명하고 감각적인 자사의 웹사이트를 비롯해 유수한 성공 사례들을 보유하고 있는 marchFIRST.그러나 합병이후 기업 정비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투입, 아직 향방을 예측키는 어려운 상황.

■agency.com
(www.agency.com)
1995년 한국인 서찬원씨와 인터넷 벤처기업가였던 카일 새넌이 공동 설립한 agency.com 은 99년 나스닥 상장을 함으로써 업계의 주목을 받은 기업.
여타 웹에이전시와는 달리 전직 잡지 마케팅과 문화 전문 웹진을 운영했던 콘텐츠 기반의 노하우를 지닌 2명의 리더를 주축으로 현재 이들만의 독특한 기법인 ‘IRM’ 을 확산시켰음.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지닌 강,약점을 파악해 고객과의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강한 로열티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현재 직원은 1,400명. 작년 매출액 87.7백만 달러.

■Sapient
(www.sapient.com)
1991년 설립.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인포메이션 아키텍처 회사 중 하나인 Studio Archetype 사와 컨설팅 업체인 Adjacency, EXOR사가 하나로 합쳐, 승화된 회사가 바로 Sapient. 특히, ‘애플’ 의 인터페이스를 개발함으로써 이들의 능력을 인정받은 Sapient 는 이들이 추구하는 인터페이스가 인간적인 냄새를 물씬 풍김으로써 더욱 더 유명해짐.
■Razofish
(www.razorfish.com)
앞서 언급했던 3 개의 빅 에이전트들과 마찬가지로 Razorfish 도 꾸준한 기업 인수를 통해 그 규모와 역량면에서 탁월한 솜씨를 인정받은 기업 중 하나. 작년 한해동안 매출액이 210만 달러에 달하는 크리에이티브 웹 컨설팅 & 에이전시 기업으로 독특한 카리스마와 캐릭터를 소유한 Jeff Dachis 회장 때문에 더욱 유명해짐.
99년 한해만 웹디자인 전문업체인 TS Design, SI업체 I-Cobe, 그리고 인터넷마케팅 컨설팅 업체인 Lee Hunt Associates, 스웨덴의 Qb인터내셔널 등을 모두 인수한 전적이 있음.
2000년 3월 1일. 미국 최대의 웹에이전시인 USWeb/CKS와 Whittman-Hart 가 합병. 초대형 웹에이전시 marchFIRST 는 탄생했다. 합병에 뒤따른 후유증으로 인해 흔히 겪는 ‘레임덕 현상’에 잠시 들썩거렸던 marchFIRST 가 돌연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

특히, 그 창구로 오픈타이드를 지목했다는 것은 의외의 일. 그러나 지난달 오픈타이드와의 전격 제휴를 선언한 이 회사는 합병을 통해 10,000명에 달하는 인력과 전세계 14개국 72개 도시에 사무소를 보유한 세계 초유의 웹에이전시로 탈바꿈했다.

1995년 설립, 인터넷 마케팅 전문 업체인 USWeb/CKS 사와 SI(시스템 통합) 및 ERP(전사적 자원 관리) 부문 솔루션 제공과 컨설팅 전문 업체인 Wittman-Hart 사의 결합으로 포춘지에서 선정한 1000개 기업들에게는 가장 최적의 A to Z 인터넷 솔루션을 제공할만한 역량을 갖추게 된 다국적 기업이다.

물론 합병 후 내부 시스템 정비가 여전히 진행중인 상황인데다가 주가 또한 지속적으로 하락 하는 등의 난제가 걸려 있지만, 30명의 맥킨지 동기로 이루어진 Mitchell Madison Group 에 의해 기존의 명성을 결코 흐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함께하고 있다.

‘Great Time’, 브랜딩, 콘텐츠, 트랜잭션, 고객 서비스를 체계화 : agency.com

흔히, 웹에이전시는 크리에이티브 디자인,시스템 통합 기술, 컨설팅 등 3개 분야를 뼈대로 한 기업임을 공공연히 언급한다. 그러나 한국인 1.5 세인 서찬원씨와 카일 세넌이 공동 리드하고 있는 agency.com 은 기존의 어떤 웹에이전시도 표방하지 않았던 컨텐츠, 트랜잭션 등을 자사의 주된 경쟁력임을 내세웠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을 돕는 기업, 즉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여러가지 전략 방안을 함께 고민해주고 자리매김하게 해주는 역할인 ‘클릭 앤 모르타르’ 비즈니스 에이전트임을 말하는 것이다.

특히, agency.com 은 작년 말 나스닥 상장을 하면서 국내 웹에이전시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이 눈여겨보았던 agency.com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 즉, ‘대화형 관계 경영(IRM:Interactive Relationship Management)’ 이 그것이다.

초창기 ‘웹 공장(web factory)’ 으로 취급되었던 웹에이전시들은 그들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agency.com 의 파트너쉽 기반 IRM 모델은 웹에이전시의 또다른 이름인 ‘인터렉티브 에이전시’ 를 탄생시킨 씨앗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 10월, agency.com 은 미 벤처 캐피털인 에스나 그룹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에이전시닷컴코리아를 설립, 본격 활동을 선언했다. 초대 사장은 AT 서니의 조민영씨(50)가 맡았다. 그러나, 기존의 노하우만으로 이 시장을 공략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서찬원씨(38)가 언급했던 ‘Great Time’ 이 ‘바로 지금’ 인가에 대해서는 이들이 한국적 토양에 발을 디디는 곳이 마른 곳인지, 진 곳인지를 잘 파악하고 첫 단추를 잘 꿰고 난 후에야 드러날 것이다.

뛰어난 ''인터페이스 설계'' 노하우와 안정성 :Sapient

91년 설립. 지금은 정보 설계 분야와 안정성 면에서 가장 탁월하다는 인정을 받고 있는 Sapient 는 현재 국내 시장에 진출한 Agency.com, marchFIRST 와는 달리 한국에 들어온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Sapient 는 인포메이션 아키텍쳐 분야의 전문가인 Studio Archetype, 그리고 전문 컨설팅 회사인 Adjacency 등이 하나로 뭉치면서 각각의 분야에 대한 노하우와 깊이를 모두 안은 행운아이다.

무엇보다도 Sapient 자사의 웹사이트는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탁월한 휴먼 인터페이스가 녹아 들어가 있다는 극찬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들의 가장 큰 강점은 우수한 인력이 뿜어내는 양질의 서비스와 아웃소싱 없이 모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한다는데 있다. 이들의 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그들의 서비스에 바로 매료된다고 한다. 한 예로 이들의 전체 매출액 60%는 모두 기존 고객으로부터 얻는다.

현재 뉴 웹에이전시로 부상중인 Scient 와 Zefer 의 시조격으로 인정받고 있는 Sapient 는 그 신중함과 고객에 대한 탁월한 서비스로 그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1,300명의 독특한 개성과 실력을 겸비한 ‘물고기(fish)’ 들의 집합체 : Razorfish

크리에이티브 영역에 가장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Razorfish 는 1,300 명이라는 독특한 개성과 실력을 겸비한 ‘물고기(fish)’ 들이 살아 숨쉬는 세계적인 웹에이전시.

또한 이 회사는 회사 그 자체의 브랜드를 넘어서서 Razorfish 의 스타일을 대변해주는 Jeff Dachis 회장과 세계적인 디자인 대회에 매번 심사위원과 초청 강사로 선정될만큼 유명한 진보적인 디자인 철학자 토마스 뮬러로 인해 더욱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슈왑(Schwab), CBS, NBC 등과 같은 광고주들과 함께 핀란드의 Nokia 와 같은 무선 베테랑 기업을 고객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 무선인터넷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는 Razorfish 는 지난 6월, agency.com 과 더불어 IBM 이 결성한 무선인터넷 동맹에 뛰어들었으며, 핀란드 헬싱키에 무선 솔루션 랩을 개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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