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약학연합 2500명 학술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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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학회 정세영 회장은 “글로벌신약 한 품목은 자동차 100만 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수정 기자]

우리의 신약 개발 수준은 어디쯤 와 있을까. 또 세계 제약시장에 진출할 경쟁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신약 개발은 약학·화학·생물학·독성학 같은 여러 학문이 연계된 다학제적 분야다. 어느 한 부분만 어긋나도 신약 개발은 불가능하다.

 19~20일 제주도에선 15개국 신약 개발 전문가 2500여 명이 참가하는 매머드 ‘약학연합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우리나라로서는 제약산업을 키울 기초체력을 키우고, 신약 개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자리다. 학술대회 주제도 ‘약학의 새로운 도약’이다. 대한약학회를 중심으로 한국생약학회·한국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한국응용약물학회·한국FDC법제학회·한국임상약학회가 이번 학술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한다. 총 22개 세션에서 100편 이상의 심포지엄 강연과 3개 세션 12개 분야에서 600편 이상의 포스터가 발표된다.

 대한약학회 정세영(경희대 약대) 회장은 “글로벌 신약 한 품목은 자동차 100만 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파급력이 있다”며 “ 한국도 이런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주제는 천연물이다. 합성·유전자·바이오 같이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하는 다양한 원료 중 천연물이 가장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천연물신약사업단 손미원 사업단장은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의약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데이터도 잘 구축돼 있다”며 “전통 한의약을 토대로 좋은 신약 후보물질을 선점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성 소화불량 천연물신약 ‘모티리톤’이 대표적이다. 이 약은 한의원에서 처방되는 비방을 분석해 유효성분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천연물 신약 개발 분야는 글로벌 제약사가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틈새시장이다.

 학술대회에서는 암·심혈관계 질환자의 치료 타깃 발굴, 새로운 항암제 개발 정보 등이 발표된다. 스텐트와 결합한 새로운 의약품 제형,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개발과 허가 규정 등 전반적인 내용도 다뤄진다. 신약 개발과 관련된 주요 내용을 공유하고, 성과 발표와 함께 본격적인 융합 연구를 시도할 수 있는 장도 펼친다.

 정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에선 한국의 신약 개발 현주소를 보여주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학계와 기업이 협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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