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컷짜리 웹툰 실으면 이해 쉬웠을 텐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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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호 30면

불법 사찰 논란으로 온 나라가 뜨거운 지금, ‘빅 브러더’의 감시가 일상화한 곳도 있다. 3대 세습이 안착한 북한 말이다. 내 또래의 지도자가 이끄는 국가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까? 평소 관심이 많던 차에 1면에 실린 ‘김정은 집권 100일’ 분석 기사는 흥미로웠다. 노동신문을 바탕으로 신·구 정권의 선동 방식을 비교해 신뢰도를 높였다. 감성 자극 전략을 구사하며 시작한 김정은 체제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제5공화국 당시 ‘국풍81’의 실패와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다. 중앙SUNDAY가 지속적으로 북한 내부 상황을 심도 있게 다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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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마케팅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한창이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은 전 대통령들이 웃거나 우는 모습을 내세운다. 봉사활동을 하는 자신의 사진도 올린다. ‘SNS와 총선’ 기사에서 보듯, SNS엔 공약이나 정책 관련 내용은 적다. SNS가 선거 독려로 이어진 전례도 있지만,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에 따른 여론 쏠림 현상도 우려된다. SNS가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을 짚어주는 후속기사가 필요하다. 동시에 2% 부족한 SNS를 보완할 방안을 정치적 관점에서 분석한 기사를 보고 싶다.

젊은 신문답게 ‘스페셜 리포트’는 웹툰을 다뤘다. 기발한 발상, 신선한 소재, 가독의 편리성으로 웹툰은 젊은이들이 향유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콘텐트는 중·장년층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한 웹툰을 네 컷 정도로 잘라 실었으면 웹툰에 생소한 독자들의 이해에 도움이 됐을 것 같다. 동시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웹툰 심의 소식도 박스로 담았으면 더 풍부한 기사가 되었을 터다.

웹툰처럼 톡톡 튀는 ‘김정운의 에디톨로지’ 김정운 교수는 특이한 시각과 걸출한 입담으로 예능 프로그램까지 진출했다. 신변잡기를 심리학과 연결시켜 토해내는 그의 철학은 감탄스럽다. 교수라는 직위가 주는 권위적 울림을 벗고 삶과 놀이에 대해 고찰하는 그야말로 진정한 휴머니스트가 아닐까. 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그의 편안한 수다가 다음 회엔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된다.

S매거진 ‘김수경의 시시콜콜 미국문화’는 ‘이영희의 코소코소 일본문화’와 함께 가깝지만 먼 나라인 미국과 일본의 문화적 단면을 보여주는 칼럼이었다. 현지에서 생활하며 느낀 바를 담담히 써내려 간 터라 늘 공감이 가곤 했다. 이번 호로 끝나서 아쉽지만 더 알찬 내용의 새로운 칼럼으로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길 바란다.

선거가 끝났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후보 간 상호 비방과 흑색선전이 이어졌다. 정책은 없고 책망만 남았다. 언론의 선거 보도 행태도 어김없이 천편일률이었다. 경마 저널리즘에 입각해 복잡하고 들쑥날쑥한 수치, 늘어나는 격차, 승패 여부에 초점을 뒀다. 선거 유세 현장을 취재한 르포 기사만 난무했을 뿐 각 후보의 정책과 소신을 차분히 짚는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앞서가는 신문답게 중앙SUNDAY는 선거 보도 역시 다른 언론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총선 후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전망해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각 후보가 내건 공약이 잘 지켜지는지도 꾸준히 보도해줬으면 한다.



박세환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4학년.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칼럼니스트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인턴으로 활동했다. 기자라는 꿈을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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