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새 결핵 백신 개발

중앙일보

입력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연구진이 미국 학술원회보(PNAS) 최근호에서 새로운 결핵 백신을 개발, 이르면 내년에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마커스 호위츠 교수는 "이 백신은 개발된 지 100년이나 된 방법으로 만들었지만 기존 백신보다 효과가 크게 향상됐으며 실험동물 모두에서 완전한 예방효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백신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접종을 한 기니피그(실험동물)와 접종하지 않은 기니피그는 하루 밤낮에도 증상에 차이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마이코박테륨 결핵 박테리아는 20억 명이 감염돼 있으며 전염성이 매우 강해 감염된 사람들의 분비물이 섞인 먼지 등을 들이마시기만 해도 감염된다.

호위츠 교수는 "세계적으로 매년 200만 명이 결핵으로 숨지고 있다"며 "결핵은 단일 질병으로는 사망원인 1위"라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로 300만 명이 숨져 사망원인 1위가 됐지만 에이즈 환자도 실제로는 면역력이 약해져 결핵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BCG 백신은 1906-1919년에 결핵균에 감염된 소의 혈액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30억 명 이상에게 투여됐지만 예방효율은 50% 정도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사람처럼 결핵에 걸리는 기니피그를 이용해 두 가지의 BCG 백신을 투여하면서 한가지 단백질을 첨가한 결과 효과가 월등히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호위츠 교수는 "이 단백질은 결핵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물체에서 분비된다"며 "이 단백질이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강화시켜 인체 면역체계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전공학을 이용해 이 단백질을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BCG 백신을 개발했으며 이 유전자 변형 BCG 백신을 기니피그에 투여하자 체내 면역체계가 결핵 박테리아를 인지해 스스로 방어할 수 있게 됐다.

호위츠 교수는 "이 백신은 값이 싸고 사용이 편리하다"며 "대학측이 백신 생산과 임상시험을 위해 제약회사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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