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서울시향 북미 공연 때 한국 창작곡 초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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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60·사진) 음악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북미에서 한국 작곡가의 창작곡을 연주한다. 정 감독은 12일 오찬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달 15일부터 19일까지 캐나다와 미국에서 순회 공연을 연다”고 밝혔다.

 첫 공연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캐나다 정부가 지정한 국가 문화 유산인 밴쿠버 오피엄 극장에서 열린다.

 이날 무대에선 진은숙(51) 서울시향 상임작곡가가 만든 생황 협주곡 ‘슈’가 캐나다에서 초연된다. 중국 출신 생황연주자 우웨이(Wu Wei)가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서울시향은 북미 순회 공연 주요 레퍼토리로 클래식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지난해 발표한 드뷔시의 ‘바다’, 라벨의 ‘라 발스’를 골랐다. 정 감독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많이 연주해 본 익숙한 곡들로 프로그램을 골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이 작곡한 곡을 미국인들에게 들려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해외 공연은 교향악단에게 실력을 갈고 닦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지난달 14일 프랑스 파리 ‘살 플레옐’ 극장에서 열린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과의 연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대 젊은 연주자들로 이뤄진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초청으로 파리에서 합동 공연을 열었다.

 그는 이날 연주에 대해 “프랑스 사람들도 은하수 관현악단 연주에 대해서 많은 박수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은하수 관현악단의 연주 실력에 대해서는 “정확한 연주가 인상이 깊었다. 한국에선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할 거다. (서울)시향에도 내가 매일 정확하게 좀 연주하라고 주문한다”고 평가했다.

정 감독은 몇 가지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그는 “(북한) 악장이 쓰는 악기가 스트라디바리우스(17~18세기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악기)라서 깜짝 놀랐다.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지만 북한에서도 그런 악기를 쓰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주불 한국)대사가 그날 공연에 안 왔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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