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 레이븐 개발, 점점 '미궁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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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와 파트너들은 개발이 장기화되고 있는 로터스의 지식 관리 플랫폼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 시간이 지나도 분명해지는 것이 없기 때문.

IBM의 로터스 디벨롭먼트가 소비자와 파트너들에게 자사의 지식관리 플랫폼(이하 KM)을 선전하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KM이 무엇이며, 레이븐(Raven)이라고 명명된 제품의 용도가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애를 먹었다.

그로부터 거의 두 달이 지난 지금, 혼란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혼란이 증가함에 따라 레이븐 발표와 그 최종적 형태는 어떤 것이 될 것인가와 관련한 의문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로터스는 KM 전략을 다시 짜고 명확한 제품 방향을 추진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IT 매니저들은 여전히 KM의 잠재적 이점을 옹호하려고 애쓰고 있기 때문에 로터스의 중간 전략 변화는 그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널리지 익스체인지(Knowledge eXchange)의 CTO인 렌느 드 브리는 "KM 프로젝트는 예측불허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분명한 전략 결여는 그것을 방해할 수 있기 마련이다. 그는 레이븐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이 제품이 시장에 나올 때를 막연하게 기다릴 수는 없었다.

로터스는 1/4분기에 레이븐 개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익명 속에 파묻혀 시들어가지 않도록 막기 위해 선제 공격을 펼치는 동시에, 자사의 인기 있는 도미노 백엔드 인프라에 레이븐을 의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죽음의 새 레이븐, 두 동강 나다

레이븐은 도미노와 통합되고 사용자들이 다양한 종류의 컨텐츠와 문서를 맞춤화된 한 화면에 끌어 모을 수 있도록 해주는 단일 제품으로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로터스는 레이븐을 두 부분으로 분리했다. K-스테이션이라는 포털과 디스커버리 서버(Discovery Server)라는 백엔드 데이터베이스가 그것이다.

로터스의 지식관리 사업부 이사인 조엘 워터맨은 "우리는 점점 불가지론자가 돼가고 있다. 우리는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메시징 시스템이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 무엇인지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워터맨은 IBM의 웹스피어(WebSphere) 애플리케이션 서버가 레이븐에서 트랜잭션 엔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으로 예정된 웹스피어 포털 서버와 포털 빌더 역시 레이븐과 통합되고 K-스테이션 대상물을 포함하게 될 것이다.

지난 9월 로터스피어 베를린(Lotusphere Berlin)에서 K-스테이션을 런칭했던 로터스 관계자들은 당초 레이븐의 심장부로 여겨졌던 디스커버리 서버가 내년 1/4분기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디스커버리 서버는 레이븐을 모두 결합시키는 백엔드 제품이다. 이는 도미노가 로터스 노트 그룹웨어 클라이언트를 지원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포털인 K-스테이션은 세임타임(Sametime)과 퀵플레이스(QuickPlace)를 비롯한 수많은 로터스 기술을 결합시키고 사용자들이 문서나 다른 정보를 찾기 위해 내/외부, 웹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해준다.

레이븐이 내년 1/4분기에 런칭되면 로터스는 도미노에서의 독립이 전통적으로 로터스 제품을 기피했던 소비자들에게 KM 플랫폼이 좀더 어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를 희망하면서 이 제품을 ASP 시장에서 대대적으로 선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레이븐을 두 부분으로 나눈 것과 도미노와의 관련성 제거는 오히려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었으며 다시 한 번 일부 관측통들과 잠재 고객들이 로터스 전략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레이븐 프로젝트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 제품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 그들은 이 제품을 IBM의 웹스피어와 통합시키고 도미노를 활용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갈수록 너무나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터스가 자사의 핵심 제품으로 만들기를 희망하면서 막대한 자원을 쏟아 부었던 레이븐의 문제는 지식관리 문제와 관련해 회사의 미래방향에 대한 의문들도 야기시키고 있다.

또한 레이븐 프로젝트에 정통한 한 소식통이 지적했듯이, 레이븐과 관련된 기술적·전략적 변화는 상처 입은 새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제품에 죽음의 새인 레이븐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에드가 알랜 포우도 인정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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