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자들 투자 계획 취소 잇달아

중앙일보

입력

자본금을 부풀려 공모한 뒤 주식을 되파는 등의 수법으로 거액의 부당 이득을 챙긴 벤처기업주가 검찰에 적발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투자계획을 취소하는 등 부산지역 벤처기업들의 어려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30일 부산지역 벤처업계에 따르면 해양통신과 관련한 제품을 개발한 A업체의 경우 사이비 벤처기업인의 구속소식이 알려지자 투자자가 수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던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해 왔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 포털사이트 제작업체인 B업체와 인터넷 쇼핑몰 구축업체인 C업체, 모션캡처 개발업체인 D업체 등 유망한 부산지역 벤처기업들도 투자자들이 계획을 취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애태우고 있다.

이밖에도 인터넷 공모를 한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주주들로부터 "사장이 자리에 있느냐.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느냐"는 등의 전화공세에 시달려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라는 것이다.

특히 맥소프트뱅크 등 이번에 회사 대표가 검찰에 적발된 벤처기업의 경우 투자자들의 항의로 정상적인 업무를 못할 지경이다.

투자위축과 업무차질 등 벤처기업의 어려움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자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여파가 부실벤처기업을 척결하는 방향으로 흘러야지 유망한 벤처기업까지 같은 부류로 취급돼 공멸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당국의 대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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