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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엘튼 존, 반(反)냅스터 앞장선다

중앙일보

입력

"음악은 기계로 찍어 내는 스낵 과자가 아니다. "

영국의 팝 스타 엘튼 존(53) 이 ''냅스터와의 전쟁'' 선봉에 나섰다. 음악가들의 혼과 정성이 담긴 창작품을 네티즌들이 공짜로 주고 받는 현실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존 등 팝 음악계 스타들을 중심으로 한데 뭉친 영국 작곡가협회는 27일부터 음악의 가치를 존중해 달라며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같은 움직임을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정면 대결 태세다.

◇ 냅스터는 21세기판 해적=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 냅스터 운동에는 작곡가협회 등록회원 2만9천여명이 참여했다.

여기엔 존을 비롯해 최근 히트곡을 잇따라 터뜨린 빌리 파이퍼와 베이스먼트 잭스 등 스타들이 포함돼 있다.

협회측은 "냅스터 등 무료 인터넷 사이트는 작곡가의 창작 의욕을 약화하고 좋은 음악이 설 땅을 없애 결국에는 음악계 전체가 공멸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작곡가들은 "냅스터는 과거 해상 해적시대 이후 최대 해적행위를 부추기고 있다" 고 호소했다. 영국 대중 음악시장은 연간 30억파운드(약 5조원) 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헤비메탈과 랩 음악 분야 최고 인기그룹인 메탈리카와 닥터 드레 등이 반냅스터 운동 선봉에 서서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

냅스터는 지난 7월 음반회사들이 공동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사이트 폐쇄 판결을 받은 후 항소해 놓은 상태다.

◇ 구시대적 잣대=네티즌 등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을 통한 음악파일 교환을 봉쇄하는 것은 구시대의 잣대로 정보화시대의 새로운 문화환경을 재려는 것이며, 기술적으로도 완벽한 봉쇄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냅스터 논쟁 특집기사에서 "음반사들이 냅스터 폐쇄에 성공해도 이미 수많은 모방 사이트가 출현했고 또 앞으로 출현할 것" 이라며 "음반사와 네티즌 사이에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는 숨바꼭질'' 이 반복될 것" 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냅스터를 제소했던 대형 음반업체 가운데 하나인 베르텔스만이 최근 냅스터와 제휴해 유료 서비스로 전환키로 했다고 발표, 냅스터로서는 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러나 다른 대형 음반업체들과의 관계개선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아 냅스터가 합법 사이트로 전환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냅스터란=인터넷 이용자들이 압축파일을 공유하고 음악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한 프로그램. 1999년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1년생이던 숀 패닝이 개발, 공개한 이래 사용자 3천8백만명을 확보했으며 세계 각국에서 모방 사이트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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