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이비 벤처기업 비리 6명 적발

중앙일보

입력

전환사채(CB) 저가 발행과 주금 가장 납입 등의 수법으로 수십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부산지역 사이비 벤처기업 대표 등 임직원과 뇌물을 받고 이를 눈감아 준 세무공무원 등 6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태희.金泰熙, 주임검사 박민식.朴敏植)는 28일 전환사채를 저가에 발행해 이를 회사 임직원들에게 배당한뒤 되파는 수법으로 54억∼74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로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산학협동관 입주업체인 ㈜맥소프트뱅크 대표 정모(37)씨와 이회사 자금담당 이사 추모(37)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또 주금 가장 납입 등의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상법위밥) 등으로 ㈜인투컴 대표 윤철면(31)씨를 구속기소하고 오름텍 대표 김모(37)씨를 구속하는 한편 윤씨의 주금 가장납입을 도와준 법무사 사무실 직원 강모(38)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했다.

검찰은 또 세무조사와 관련, ㈜맥소프트뱅크 대표 정씨로부터 2천만원의 뇌물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뇌물수수)로 금정세무서 직원 강모(45)씨를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맥소프트뱅크 대표인 정씨와 이사 추씨는 지난 2월께 전환사채 20만주를 전환가격 3천원에 발행, 이를 인수한뒤 주당 3만∼4만원에 되팔아 54억∼74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정씨의 경우 지난 99년 10월 인터넷 주식 공모에 성공하자 마자 액면분할방식 등을 통해 소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 93만주중 35만주를 장외에서 평균 1만원에 집중 매각처분해 35억원 상당의 이득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문에 회사 대주주 지분율이 급격하게 변동됨으로써 코스닥 시장 진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어 주주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또 인투컴 대표 윤씨는 제3시장에 등록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주금 9억4천8백여만원을 가장 납입했고 법무사 사무실 직원 강씨는 주금 가장 납입을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함께 오름텍 대표 김씨는 지난 3월말 인터넷 공모 직전에 1억5천만원의 주금을 가장 납입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주식공모 대금 3억여원중 2억원을 부채 변제등에 사용하고 일반 공모시 실제 공모가가 5만원인데도 1만원인 것처럼 조작하는 수법으로 5억4백여만원어치의 주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이비 벤처업체 임원들의 이같은 도덕적 타락으로 인해 수많은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수사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제보가 잇따르고 있으며 F사 등 1∼2개 벤처업체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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