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덕에 뜨는 부동산…오산ㆍ평택ㆍ안성ㆍ화성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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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기자]

"부동산으로 돈 벌려면 기업이 많은 곳으로 가라."

부동산가의 금언같은 말이다.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실례를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대표적인 곳이 창원, 울산, 당진 등이다.

새로 부동산 바람이 부는 곳이 있다.

경기 남부권이다. 오산, 평택, 안성, 이천, 화성 일대 이야기다.

기세등등했던 서울 강남권 부동산까지 죽을 쑤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변두리에 "무슨 바람"이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우선 아파트값 동향자료부터 살펴보자.

중앙일보조인스랜드가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3월 자료를 분석해 봤다.

지난 1년 동안 경기도 오산시의 아파트 매매값과 전셋값 변동률이 각각 9.6%, 21.2% 상승해 수도권에서 몸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오산에 이어 평택 8.9%, 안성 8.5%, 이천 7.5%, 화성 2.3% 순으로 상승률 상위그룹에 합류돼 있다.

전셋값도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오산 다음으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이천 17.5%, 평택 16.9% 순.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 아파트 매매변동률과 전세변동률은 각각 0.1%, 9.7% 올랐다.

서울에서는 매맷값이 1.6% 떨어지고, 전셋값은 8.3%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오산, 평택, 안성, 화성 등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컸던 셈.


이처럼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 값이 많이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대기업 생산 공장이 들어선 지역이거나 앞으로 대규모 기업 이전을 비롯해 공장 증설 등이 예정된 산업단지 인근이라는 점이다.

오산은 지난해 9월 LG전자가 평택 진위면 일대에 신규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오산시 진위면 청호리 일원 LG전자 평택디지털파크를 포함해 대규모 LG타운이 조성될 계획으로 협력업체 등이 입주하면서 아파트 값이 상승세이다.

아파트값을 보자.

오산시 원동 e-편한세상2단지 69㎡형(이하 전용면적)은 지난 1년 동안 1000만~5000만원 가량 올라 2억3000만~2억45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전셋값은 3000만원 이상 뛰어 전용면적 69㎡형의 전셋값이 1억4000만~1억6000만원 선.


평택에서는 고덕국제신도시 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입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감에 집값이 오르고 있다.

평택시 비전동 LG덕동 84㎡형은 매매 전세 모두 2000만원 정도 올랐다. 매매시세는1억6250만~1억9500만원, 전세는 1억2000만~1억4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삼성효과로 전세와 매매시세가 동반 상승했다”면서 “매수 문의가 많지만 매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 자료: 경기도

영동과 중부고속도로가 만나는 이천에서는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해 두산인프라코어, 신세계푸드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상주 근로자수가 3만명 정도.

이천도 근로자 수요가 꾸준한 지역으로 매수세가 증가하면서 몸값이 뛰었다. 이천 부발읍 현대7차 전용면적 59㎡형의 매매가격은 1억2750만~1억6750만원. 지난해 3월보다 2000만원 정도 올랐다.

같은 기간 전셋값도 2000만원 상승해 8000만~1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이천에서는 올해 소규모 산업단지 10곳이 더 조성될 계획“이라면서 ”근로자 수요는 느는데 신규 공급이 적다보니 전셋집 구하기가 쉽지 않아 전셋값에 돈을 더 보태 내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층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안성 역시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투자 유치, KCC신축공장 건설, 총 사업비 8500억원 규모의 자동차 전용 물류단지 조성 등 연이은 호재로 아파트 값이 1년간 8.5% 올랐다.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기흥공장을 비롯해 수많은 협력업체 등 10만여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의 배후 주거지인 화성시의 오름세도 만만치 않다.

최근 삼성반도체 증설과 인근 LG전자 평택공장 증설로 약 12만여명의 인구가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보여 산업단지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자료: 경기도

경기 남부권 산업단지 인근에서 2만3000가구 신규 분양

오산·평택·이천·안성·화성 등은 공장이 증설되고 기업의 투자유치 발표 등으로 인구유입이 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신규공급은 부족했던 지역. 건설사들도 이들 지역에서 공급에 나서기 시작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 따르면 올해 경기지역 산업단지 인근에서 분양 예정인 물량은 4만8000여가구. 경기 남부권 산업단지 주변에서 분양하는 물량이 절반 가량으로 2만3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산업단지 인근은 배후 수요가 풍부해 몸값 상승이 기대되는 만큼 내집 마련을 앞둔 실수요층이나 소형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수익을 올리려는 수요층이라면 눈여겨 봐야 한다.

특히 올해 화성에서는 2만여가구에 이르는 신규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이 중 산업단지와 가까운 동탄2차 신도시 물량이 1만1892가구, 동탄1차 신도시 서쪽에 자리잡은 반월지구 물량도 4504가구가 예정돼 있다.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는 6월 호반건설이 A22블록에서 호반베르디움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어 7월에는 롯데건설이 A28블록에서 롯데캐슬 141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도 동탄2신도시 물량공급이 이어진다. 9월에는 GS건설이 A10 블록에서 동탄자이 547가구를 선보이며, 10월에는 대우건설이 A29블록에서 동탄푸르지오 1182가구, 한화건설이 A21블록에서 꿈에그린 1817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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