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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그룹, MH그룹보다 재계 순위 앞선다

중앙일보

입력

정몽헌(MH)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이 사실상 전문 부문별 해체 수순에 접어들면서 재계 순위의 변동이 예상된다.

2002년 이후 중공업부문의 계열분리와 전자부문이 떨어져 나가면 재계 10위권내에 `현대'라는 이름표를 단 기업집단이 4개나 랭크되고 정몽구(MK) 회장의 자동차그룹이 현재 재계 2위인 MH그룹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매각, 다른 기업의 자산 변화 등의 변수가 많지만 99년말 자산기준을 중공업과 전자.금융부문만 떼냈을 경우, 향후 위상은 현재의 계열분리 계획을 기준으로 할 때 자동차가 4위, 잔존 현대그룹 5위, 전자부문 6위, 중공업은 9-11위가 될 전망이다.

◇분리될 계열사는 = 정몽준(MJ) 의원의 중공업 부문에서는 현대중공업과 현대 미포조선 2개사를 꼽을 수 있지만 중공업이 76.4% 지분을 가진 현대울산종금도 함께 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10월 이후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중인 삼호중공업도 인수될 가능성이 있어 중공업 부문은 결국 4개사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전자부문은 현대상선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보유중인 현대전자 지분 9.25%와 7.01%가 분리요건에 맞게 낮춰지면 전자가 59.1%의 지분을 가진 현대정보기술, 현대유니콘스(프로야구단)와 함께 3개사로 묶어질 전망이다.

전자의 자회사격인 현대오토넷은 이번에 현대전자가 보유한 78% 지분을 기아차로 넘길 경우 현대차 계열사로 편입된다.

금융부문은 AIG와의 매각협상에 따라 현대증권, 현대투신증권, 현대투신운용 등 3개사가 주축을 이룬다.

현대건설, 현대상선, 고려산업개발, 현대아산 등 나머지 14개사 가량만 일단 MH계의 현대그룹으로 남을 공산이 크며 MH는 건설 및 대북사업에만 주력할 것 같다.

금융에 속하는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현대생명 등의 분리 여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중 현대석유화학.현대엘리베이터는 외자유치 후 분리하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8남인 정몽일 회장이 오너인 현대기업금융도 계열분리하는 한편 현대 이미지 퀘스트는 분사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변수가 많다.

◇자산규모와 서열변동 = 지난 8월까지만 해도 현대그룹의 자산은 35개 계열사에 89조9천억원으로 부동의 재계 1위를 고수해 왔지만 지난 9월 자동차 관련 10개사의 분리에 따라 삼성에 이어 2위로 떨어졌다.

현재 재계 순위는 ①삼성(67조3천억원) ②현대(58조8천억원) ③LG(47조6천억원) ④SK(40 조1천억원) ⑤현대.기아차(31조원) ⑥한진(20조7천억원) ⑦롯데(15조7천억원) ⑧금호(11조5천억원) ⑨한화(11조4천억원) 등의 순이다.

하지만 현대의 핵분열이 끝나면 ①삼성 ②LG ③SK ④현대.기아차 ⑤현대(24조2천억원) ⑥현대전자(20조8천억원) ⑦한진 ⑧롯데 ⑨금호.한화.현대중공업(11조2천억 이상) 등으로 뒤바뀐다고 봐야 한다.

일단 MH의 현대가 5위로 떨어지고 MK의 현대.기아차가 4위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MH그룹은 자산이 4조716억원인 현대석유화학을 분리할 경우 자산이 줄면서 같은 20조원대인 현대전자, 한진과 5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7위까지 추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중공업부문은 일단 같은 11조원대인 금호.한화와 박빙의 혼전을 벌일 것으로 보이지만 삼호중공업을 인수할 경우 최소 1조5천억원 이상의 자산이 흡수되면서 롯데의 뒤를 이어 9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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