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 본토 타격 ICBM 기술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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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이 조금만 보완하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2일 “지난 2009년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2호가 3단계 모두 분리에 성공했고, 2단 추진체가 3846㎞까지 날아갔다”며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린 로켓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기술과 정밀 유도하는 일부 기술의 정확성만 향상되면 미국 본토까지 타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단계 추진체 낙하지점을 고려하면 당시 로켓을 기준으로 이미 사정거리 1만㎞를 넘길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수준을 ICBM에 근접하는 것으로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사거리 3000㎞가량의 무수단 미사일을 작전 배치했으며, 사거리 6700㎞ 이상인 대포동 2호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우리 군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후 단기간 내에 핵실험이나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 2009년 4월 광명성 2호 발사 다음 달 핵실험을 강행했다”며 “현재 북한의 대내 요인이 당시와 유사해 이번 로켓 발사 직후 추가 군사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북한이 서울을 타격할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즉각 평양을 보복 타격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서울 등 수도권을 향해 무력 도발을 감행한다면 가용 전력으로 상응하는 평양 등 북의 핵심 표적을 보복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상응 표적 공격계획’이라는 것이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 전문가들은 북한 평북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를 찍은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한층 광범위한 로켓 발사 준비를 했다”고 결론 내렸다고 AP통신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진은 상업 위성회사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사진에서 로켓 발사에 필수적인 이동식 레이더 트레일러 등을 포착했다. 한편 일본 TV아사히는 북한이 최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인공위성 발사와 관련해 초청하고 싶다”는 초대장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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