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앞으론 건설 지원 없을 것"

중앙일보

입력

현대자동차는 16일 정몽구.몽헌 형제 회장간 만남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향후 추가적인 어떠한 요청도 '비록 법의 테두리 이내의 것이라도' 더 이상 하지 않겠다" 고 못박았다.

형제 회장간 만남이 알려진 이날 현대차의 주가는 1만4천1백50원으로 전날보다 1천1백원이 하락했다.

현대차 주가는 최근 일주일새 1만5천원선을 유지해왔다. 현대차로선 이같은 시장의 반응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이를 의식해 현대차가 아닌 기아차.현대모비스.인천제철로 하여금 현대건설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그동안 주주 보호를 내세우며 지원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그 속내에는 현대건설의 부실이 이번 지원으로 끝날 지 의문이고, 한번 지원하면 또 지원해야 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지분 9%를 갖고 있는 등 외국인 지분만 42.96%다.

이들이 현대건설에 대한 지원을 문제삼을 수 있고, 외국에서 현대차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다.

또 현대차로선 현대건설을 지원하려면 계열사가 이사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사외이사가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 지원을 하다보면 현대차도 부실해질 수 있다" 며 "국내 자동차산업도 어려운 판에 함께 부실해지는 상황이 벌어져선 절대로 안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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