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MH 회동 무슨 얘기 오갔나]

중앙일보

입력

현대자동차 최한영 상무는 16일 정몽구(MK) 현대차 회장과 정몽헌(MH) 현대회장의 면담 과정을 설명했다.

최 상무는 "오늘 현대차의 조치는 현대건설에 대한 지원이 아닌 정상적인 거래"라고 전제한 뒤 "서산농장에 명예회장 기념관 건립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이날 만남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고 현대건설로부터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임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최 상무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MK-MH 회동에서 오간 얘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MH) 그동안 죄송합니다

(MK) 과거지사이고 일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 이해한다. 앞으로가 중요하다.잘 됐으면 좋겠다.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과 현대전자의 현대오토넷 지분,현대건설의 인천철구공장을 인수해 주셨으면 합니다.

(MK) 자동차 지분은 현대모비스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인수를 검토하고 오토넷은 기아차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철구공장은 인천제철이 추진하면 되는데 대주주가 산업은행인 만큼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투명경영을 해야 하는 만큼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 조만간 관계사의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잘 될 것이다.

(김윤규 사장) 서산간척지는 명예회장의 역작인데 가족들이 나서 기념관을 만들 부지는 남겨놓아야 합니다.

(MH) 100만평 정도면 될 겁니다.

(MK) 100만평은 너무 좁은 것 같다. 200만∼300만평은 필요한 것 아니냐.

(MH) 그러면 150만평 정도로 하죠.

(MK) 150만평으로 하지. 나중에 가족들끼리 얘기해서 의견조율을 거쳐 추진하자.

(MH) 계동사옥도 자동차와 중공업에서 사 줬으면 하는데요.

(MK) 중공업이 사는게 좋겠다. 우리는 현재 양재동으로 이사가면서 계동사옥의 6개층이 비지만 명예회장의 상징인 만큼 팔지 않고 계속 유지할 것이다. 남한테는 안 줄것이다. 내가 중공업 조충휘사장과 정몽준의원에게 전화해서 설명하겠다.

(MK) 현대건설이 이번 자구를 하면 1조원 정도가 되니까 충분한 자생능력이 생길 것 같다. 잘 됐으면 좋겠다.

--면담 계기는.
▲(이하 최 상무) 어제 김윤규 사장으로부터 비서실에 연락이 왔다. 오늘 아침에 연락을 해서 10시께 만나자고 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MH가 조금 늦게 도착했다.

--지금까지 수차례 접촉이 있었다는데.
▲단 1번 만난 것으로 알지만 비공식적인 만남으로 알고 있다.

--지분과 철구공장 인수제의는 언제 받았나.
▲공식적으로는 어제(15일) 받았다. 하지만 실무선에서 얘기가 오간지는 오래 됐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아무 제의를 받지 않았다고 발표했었는데.
▲실무자급의 공식 접촉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늘 오후부터 본격적인 접촉이 시작될 것이다.

--지원액수는 얼마인가.
▲지원이 아니라 정당한 거래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현대차 지분이 940억원, 현대오토넷이 800억원, 철구공장이 420억원 정도로 모두 2천16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기아차가 인수하는 현대오토넷 지분규모는.
▲현대전자가 보유중인 78% 모두인 것으로 안다.

--당초 계열분리할때 향후 현대 쪽과 지분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냈다고 밝혔는데 지분거래가 가능한가.
▲공정위에 유권해석을 구할 예정이다. 또 오토넷의 경우 현대전자의 의사가 중요하다. 현대전자가 팔지 않겠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과 MK는 어제 왜 만났나.
▲그쪽에서 요청이 있었다.

--그동안 지원불가 입장을 밝혔는데 왜 갑자기 입장이 바뀐 것인가.
▲잘 모른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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