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 누가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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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때까지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으로 외국 출신 감독 영입을 공식화함으로써 과연 누가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14일 기술위원회의를 끝낸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2명의 후보로 압축됐으나 영입작업의 원활한 진척을 위해 구체적인 이름을 밝히지 않겠다"고 말해 궁금증을 더해 주고 있다.

그러나 기술위원회는 월드컵까지 시일이 촉박한 만큼 감독의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어 세계무대에서 능력이 검증된 인물을 영입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따라서 신임 대표팀 감독은 월드컵대회 경험이 있거나 세계적인 프로구단에서 명성을 쌓은 인물로 좁혀지고 있다.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감독은 94년 미국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프랑스를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우승으로 이끈 에메 자케.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위원장직을 맡기 이전 개인적인 의견으로 "에메 자케같은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왔다.

또한 나이지리아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클레멘스 베스터호프와 98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이끌었던 구스 히딩크(이상 네덜란드) 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베스터호프는 94년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를 본선에 최초로 진출시킨데 이어 본선에서도 조 1위로 16강까지 끌어올렸다.

히딩크는 98년 월드컵에서 한국에 0-5의 참패를 안겨줬던 장본인으로 네덜란드의 `토털사커'를 한국에 심어줄 수 있는 역량있는 지도자로 꼽힌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본인들의 의사다.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까지 받은 축구협회가 적극적인 영입작업에 나서겠지만 본인들이 고사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이미 에메 자케는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느나라든 대표팀을 맡을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축구협회의 영입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을 듯하다.

이 경우 기술위원회는 영입대상 후보 명단을 새롭게 작성,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어 자칫하면 외국인 감독 영입이 장기간 표류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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