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 강원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 치열

중앙일보

입력

2010년 동계올림픽 국내유치를 놓고 전북-강원도의 경쟁이 치열하다.

'97무주-전주동계유니버시아드를 치른 전북이 98년 9월 일찌감치 동계올림픽 유치를 선언, 정부의 승인을 요청하고 유종근 지사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과 잇따라 접촉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으나 강원도가 뒤늦게 개최 의사를 밝혀 안방싸움이 불가피해졌다.

생 모리츠(스위스), 밴쿠버(캐나다) 등 북미ㆍ유럽도시와의 경쟁에 앞서 국내에서 불필요한 소모전을 벌여야 할 판.

지난달 24일 강원도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비롯된 유치경쟁에서 전북이 절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무주-전주동계U대회가 국제스키연맹(FIS),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전북은 스키, 바이애슬론 등을 무주에서 치르고 1천650억원을 투입해 전주에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을 새로 지을 예정이다.

유종근 전북지사는 "지리적 여건이나 시설에서 강원도를 앞서고 이미 시드니올림픽은 물론 주요 국제대회를 통해 IOC위원들을 접촉, 상당한 지지를 확보했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준비, 사상 첫 동계올림픽 유치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뒤늦게 뛰어든 강원도의 막판 협상력이 변수.

두 지자체가 낸 유치신청서가 모두 정부 국무조정실에 올라가 있어 연내 혹은 늦어도 내년 초까지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나 강원은 용평리조트에서 월드컵스키등 각종 국제대회를 치른 경험을 들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박동규 강원도 스포츠지원단장은 "질좋은 눈이 쌓인 스키리조트가 산재해 있고 강릉.춘천 빙상장을 연습장소로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강원도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태릉국제빙상장, 목동아이스링크등 서울시설을 임대하겠다는 안이 최대의 약점이다.

IOC가 '94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등을 치르면서 경기장 분산배치가 축제분위기를 해친다고 보고 가급적 1시간대의 이동거리에서 모든 경기가 치러질 수 있는 도시를 최적의 조건으로 삼고 있다.

질좋은 눈과 국제규격의 슬로프를 내세우지만 '밑그림그리기'에서 전북에 밀리고 유치위원회의 외교력 역시 다소 열세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IOC평가위원회의 실사보고를 마친 뒤 2003년 IOC총회에서 결정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용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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