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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개봉한 '끌로드 샤브롤'의 신작

중앙일보

입력

감독 끌로드 샤브롤이라면 59년 '르 보 세르즈(Le Beau Serge)'로 대표되는, 고다르와는 또 다른 "누벨 바그"의 살아있는 전설 중 하나이다. 99년에 베를린 영화제에 소개되었던 '거짓의 중간에서(Au coeur du mensonge)'나 올해 몬트리올, 토론토, 베니스 영화제 등에 출품되고 최근 개봉한 '초컬릿 고마워요(Merci pour le chocolat)'까지 70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세인들을 놀라게 한다.

'초컬릿 고마워요'의 경우, 최근 샤브롤이 자신의 영화에서 추구했던 인간의 사악한 면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프란츠 랑이나 알프레도 히치콕을 수시로 인용하면서 서스펜스라는 장르를 제대로 활용했다는 평이다.

"배우에게 연기지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극중 인물에 대해서 설명할 수가 없다. 다만 부득이한 경우에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뿐이다"라는 샤브롤의 말과 같이 이 영화에서 연기자들의 역할은 대단했다.

특히, 주인공 미카역을 맡은 이자벨 위뻬르는 이 영화로 몬트리올 영화제에서 최우수 여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연신 무표정한 눈동자로 "겉으로는 안락한 부르주아 생활 이면에 내재한 잔인함"을 보여준 위뻬르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섬뜩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오죽했으면 렉스프레스의 장-삐에르 뒤프레뉴는 "감독 샤브롤은 연기자를 선택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적절한 캐스팅을 높이 샀다.

이제까지 샤브롤과 6편의 영화를 같이한 위뻬르는 깐느('Violette Noziere' 1978)나 베니스('Une affaire de femmes' 1988, 'La Ceremonie' 1995)에서 받은 최우수 여자배우상 모두가 샤브롤의 영화인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의 음악은 82년 '모자장사의 유령(Les fantomes du chapelier)' 이후 같이 작업을 하고 있는 끌로드 샤브롤의 아들인 마띠유 샤브롤이 담당했다.

'무서운 영화' 1위로 개봉(10/25~10/31)

660개 극장에서 개봉한 '무서운 영화(Scary Movie)'가 1백5십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고 1위로 개봉했다. 2위로 개봉한 끌로드 샤브롤의 새영화 '초컬릿 고마워요(Merci pour le chocolat)'가 30십만에 못미치는 것을 감안할때 '무서운 영화'는 언론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성공은 거둔셈이다.

그외, 이번주는 프랑스 출신인 에릭 베르제롱과 돈 폴의 '엘도라도(La Route d'Eldorado)'와 자동차 사고로 운명이 바뀌는 코미디 '두번째 인생(Deuxieme Vie)' 등이 새로이 개봉하여 박스오피스에 올랐다. 지난주에 1위로 개봉한 깐느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댄서 인 더 다크'는 450개 극장으로 확대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30십만에도 못미치는 관객만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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