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킹’으로 CO2 한 해 2630t 줄여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KT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스마트워킹’을 외부로도 확대하고 있다. KT가 운영하는 임대형 스마트워킹센터 ‘올레 서비스드 오피스’를 찾은 고객이 이용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KT]

난방 온도를 낮추고, 조명을 끄고, 이면지를 쓰고….

 지금까지 각 회사의 사무직은 이런 ‘자린고비 식’ 에너지 절약법에 매달렸다. 불편을 감수하면서 아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중앙일보 ‘그린랭킹’에서 소프트웨어·통신서비스 부문 1위를 한 KT는 사무직의 에너지 절약법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스마트워킹’을 이용해 에너지 절감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KT가 2010년 9월 도입한 스마트워킹은 직원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도 집이나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일할 수 있는 제도다. KT에서 중소기업 고객 관련 업무를 하는 한송화(38·여) 매니저는 일주일에 이틀은 스마트워킹을 이용한다. 서울 광화문 사옥으로 출근하지 않고 경기도 용인시 집에서 재택근무를 한다. 평소 출퇴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 3~4시간. 이 시간을 두 아이를 챙기는 데 쓸 수 있게 됐다. 한씨는 “스마트워킹 덕분에 일의 집중도를 높이고 출퇴근시간과 교통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한씨처럼 KT에서 스마트워킹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 직원은 2만여 명. 현재는 월 평균 2900명 정도가 이용 중이다. KT는 직원이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센터를 분당 본사를 비롯해 수도권 15곳, 대전 1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워킹은 업무 효율성과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수단이다. 또 그 못지않게 에너지 절감효과가 쏠쏠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T에 따르면 직원 2만 명이 모두 스마트워킹에 동참하면 연간 143년의 출퇴근시간, 263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게 된다. 소나무 52만 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맞먹는다. 실제 스마트워킹을 잘 활용하는 영국 BT의 경우 연간 5억 파운드(약 9000억원)의 공간비용과 9만7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효과를 거두고 있다.

 KT는 스마트워킹 문화 확산을 위해 2010년 전 직원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하기도 했다. 이 아이패드 역시 에너지 절약에 보탬이 된다. 2010년 KT 직원의 월 평균 종이 사용량은 1인당 231장이었지만 2011년 상반기엔 188장으로 약 20% 줄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연간 약 83t의 종이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KT는 스마트워킹을 아예 새로운 사업 모델로 만들어 외부로 확산하고 있다. 일반 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올레 스마트워킹센터’가 그것이다. KT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센터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지역에 13개 ‘올레 스마트워킹센터’를 열었다. 회원사로 등록하면 초고속인터넷 환경이 구축된 업무공간과 회의실, 휴게실을 이용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기업과 공기업·제약사·금융회사 등 등 63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권기재 KT 스마트워킹 담당 상무는 “스마트워킹이 확산돼 이용자 수가 350만 명으로 늘어난다면 연간 출퇴근시간 2만5000년, 이산화탄소 46만t과 공간비용 최소 33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워킹(Smart working)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형태로 업무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환경을 뜻한다. 재택근무, 원격근무센터, 유연근무 모바일오피스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 스마트폰·태블릿PC 등 IT 인프라의 발전이 스마트워킹을 뒷받침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추구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